[기자의 눈] 조양호를 통해 바라본 대한민국 재벌의 민낯

오피니언 입력 2019-04-04 10:14 수정 2019-04-23 09:37 김혜영 기자 0개

조양호.

연일 매스컴을 오르내리며 실시간 검색어를 장악한 인물이다. 그는 대한민국을 대표한다는 대한항공의 오너이자, 재벌기업 오너로서 주주들에게 경영권을 잃은 첫 사례기도 하다. 조 회장은 얼마 전 주주들 손에 무릎을 꿇었다. 주총에서 주주들은 조 회장의 사내이사 연임을 반대했다. 각종 배임, 횡령 혐의로 기소된 조양호에 대해 기업가치훼손의 책임을 물었고 주주들의 권익을 침해한다고 판단했다. 그는 주주들의 투표로 대한항공 경영권을 잃게 됐다.

신선한 충격이었다. 이는 대한민국에서 굉장한 의미를 가진다. 대한민국 재계는 재벌가로 점철된다. 국내 재계에서는 총수의 영향력이 절대적이다. 무소불위의 권한을 휘두른다. 그러나 책임에는 늘 물음표가 뒤따랐다. 재벌들은 오너가가 몇 % 되지 않은 주식으로 모든 기업을 거느리는 구조다.

이사회는 거수기에 불구 하다는 지적이 매년 나온다. 사실 주총 당일 대한항공이 내놓은 입장 자료만 봐도 이를 알 수 있다. “조양호 회장의 사내이사 재선임은 부결됐다. 그러나 이는 사내이사직 상실이며, 경영권 박탈은 아니다 ”도대체 이게 무슨 소리인가. 사내이사는 아니지만, 경영권은 여전히 유효하다. 이사회에서 결정하는 사안을 뒷방에 앉아 보고라도 받아서 경영권을 행사하겠다는 것인가? 아니면 사내이사인 아들을 통해 우회적으로 경영권을 행사하겠다는 것인가?

이는 재벌 오너가의 영향력이 얼마나 큰 것인가를 그들 스스로 자신한 것과 같았다. 대한항공에 문의도 했지만, 속 시원한 답은 들을 수 없었고 얼버무리기에 그쳤다. 주총이 끝나고 몇일 뒤, 이번에는 퇴직금이 도마 위에 올랐다. 그가 받게 될 퇴직금이 600억이 넘는다는 기사가 쏟아졌다.

사실 보수를 많이 받았기 때문도 있지만, 퇴직금 규정도 보통과 달랐다. 통상 퇴직금은 1년에 한 달 치 급여가 쌓인다. 그러나 조 회장은 1년에 6개월치 월급이 퇴직금으로 적립된다. 회사 규정이 그렇단다.

조양호는 등기 이사는 박탈당했지만 상법상 어디에도 법적 지위가 없는 ‘회장’ 직함을 들고 관성에 따라 그룹 경영권을 가져갈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조양호 사태를 계기로 재벌의 구태와 관행이 변화하기를 기대해 본다. 이른바 황제경영의 신화 종식이다. 대한민국의 재벌. 오너가는 내가 제2의 조양호가 될 수 있다는 걸 생각 해야 한다. 자신들의 황제 경영이 언제 부메랑이 되어 돌아올 지 모르는 일이다. 타산지석으로 삼아야 한다. /김혜영기자 jjss1234567@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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