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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핸드폰 비싸게 사길 바라는 정부?

오피니언 입력 2019-05-16 11:34 수정 2019-05-16 11:36 이보경 기자 0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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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갤럭시 S10 5G 모델은 3만원에, LG전자 V50 씽큐는 공짜에 무려 10만원 웃돈까지 얹어준다.
최근 신도림 등 특정 휴대폰 집단상가와 온라인시장에서 벌어지고 있는 현상이다. 5G폰이 출시되면서 5G 시대 주도권을 잡기 위해 통신사들의 불법 보조금이 기승을 부리고 있는 것이다.
 

2014년 제정된 단말기유통구조개선법에 따르면 공시지원금과 이것의 15%에 한해 보조금을 지급할 수 있다.
단통법의 취지에는 두 가지가 있다. 첫 번째로 단말기 지원금이 차별적이고 불투명하게 지급되면서 특정인들에게만 싸게 팔고, 다수에게는 오히려 덤터기를 씌우는 일이 비일비재하게 발생하는 것은 막겠다는 것이다. 두 번째는 지원금에 상한을 정해 통신사들이 보조금 경쟁에 과도한 마케팅 비용을 쏟는 것을 막아 통신요금을 인하하고 단말기 출고가 인하 경쟁을 유도하자는 것이다.
 

하지만 5년이 지난 지금 시장이 여전히 보조금 경쟁에 골몰하면서 소비자들은 여전히 차별적인 대우를 받고 있다. 아울러 단말기 출고가와 통신요금이 내려가는 효과는 크게 나타나지 않았다.

통신사들은 “규제 기관이 수수방관하다 보니 보조금 경쟁을 할 수 밖에 없다”는 입장이다. 업계의 관계자는 지난주 말 대란은 업계 누구나 예상했던 일인데 정부가 수수방관만 하고 있다고 토로했다.

규제기관인 방통위는 “우리는 규제 기관이라 사후 조치를 취하는 것 외에 방법이 없다”며 “통신사들이 위법 수단을 써서 마케팅을 하는 유인이 사라지지 않는 이상 원천적으로 봉쇄하긴 어렵다”는 맥빠지는 답변을 내놨다. 5G 폰이 출시되면 불법보조금이 난립할 것이 불보듯 뻔했지만 방통위는 뒷북만 치면서 5G 흥행을 오히려 기뻐하는 것이 아닌가라는 생각마저 들었다. 법이 시행되고 있지만 아무도 지키지 않고, 아무도 규제하려는 의지가 없는 현상이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효과는 둘째 치고 취지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도 높다.
소비자들은 정부가 나서서 스마트폰을 사게 구매할 길을 막았다고 반발하고 있다. 통신사들의 치열한 경쟁으로 지원금이 늘어나는 것은 자연스러운 시장의 경쟁이다. 그 과정에서 소비자들은 좀 더 싼 가격으로 핸드폰을 구입할 수 있는 기회가 생긴다. 그런데 이를 정부가 나서서 막고 있다는 것이다.
 

모든 소비자가 합리적인 가격으로 핸드폰을 구입하길 바라는 선한 의지로 제정된 단통법. 4년이 넘게 지난 지금 그 선한 의지가 올바른 결과를 낳았는지를 판단할 수 있는 지표는 충분하다. 이제 단통법 도입 취지를 다시 한번 돌아보고 소비자 편익의 크기를 따져봐야할 때다.  /이보경기자 lbk508@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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