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래 금융을 그린다 ②] 마이데이터 규제를 걷어라

금융 입력 2019-09-27 16:48 수정 2019-09-27 20:12 고현정 기자 0개

카카오톡 공유하기 네이버 블로그 공유하기

[앵커]
금융당국은 빅데이터를 활용한 신시장 개척과 혁신 금융이 우리 금융산업의 미래라고 강조합니다. 최근 취임한 은성수 금융위원장이 데이터경제 활성화가 최우선 과제라고 천명한 것도 이 때문인데요. 하지만 각종 규제에 막혀 지지부진한 것이 현실입니다. 서울경제TV는 [미래 금융을 그린다]라는 특별 기획 보도 시리즈를 통해 우리 금융산업이 나아갈 바를 조명하고 있는데요. 오늘은 데이터경제가 왜 중요한지 알아보고, 현재 왜 첫발조차 내딛지 못하고 있는지를 짚어봅니다. 고현정 기자입니다.


[기자]
마이데이터란 개별 은행 전산망에 흩어져 잠자는 나의 금융정보를 한꺼번에 관리하고, 제3자가 금융데이터를 가공할 수 있도록 해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것을 말합니다.
 

데이터 분석 업체가 오픈 뱅킹을 통해 공개된 금융데이터를 활용해 금융 상품을 추천해주고 자산 설계 컨설팅도 한다는 겁니다.

예를 들면, 고객의 소비 내역 1년치를 분석해 전체 카드사 상품 중 어떤 신용카드를 썼을 때 연회비 대비 혜택이 가장 높은지 알려주고, 현재의 대출금액만큼 빌릴 수 있으면서도 더 낮은 금리를 제공하는 상품을 찾아주는 방식입니다.


이같은 마이데이터 산업의 가치는 기존 금융기관과 새로운 사업자 간의 정보 비대칭성을 해소해 금융서비스의 무한 경쟁 시대를 예고한다는 데 있습니다.


하지만 현실은 규제에 막혀 첫 걸음도 못 떼고 있는 상황.


마이데이터 산업 활성화 방안이 담긴 신용정보법 개정안 등 데이터3법 처리가 국회에서 10개월째 표류하고 있는 것은 물론, 정보 수집 자체가 ‘사전규제’로 점철돼 금융사의 혁신 상품 탄생이 원천봉쇄되고 있기 때문입니다.


[인터뷰] 이송희 / 우리은행 빅데이터센터장
“제한적 ‘옵트 아웃’ 제도 또한 검토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기업 등 민간에서 자유롭게 빅데이터를 활용할 수 있도록 하되 문제가 발생하면 엄격한 제재를 가하는 제도로, 미국 등에서 활용되고 있으며 이를 통해 고객분들께 보다 나은 양질의 금융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심지어 당국의 규제에 막혀 데이터경제를 활용한 기존 서비스도 철회되고 있습니다.


금융당국이 현행 신용정보법에 위배될 수 있다며 MG손보와 인슈어테크 기업 리치앤코가 맺은 보험계약 정보공유 파트너십을 파기하라고 권고했기 때문입니다.


금융사가 다양한 데이터를 일단 활용해 혁신 금융상품을 내고 고객의 동의를 받도록 해야 하는데, 무조건 정보 수집 자체를 막는 것은 데이터경제 비전에 역행한다는 지적입니다.


영국 등 유럽 시장과 호주는 마이데이터 제도 도입을 완료하고 그 기능과 범위 면에서도 우리나라를 멀찌감치 앞서나가고 있는 것과도 대조적입니다.

 
지난 2011년 모든 산업에 적용되는 마이데이터 원칙을 발표한 영국은 2015년 오픈뱅킹의 표준을 수립했는데, 우리나라와 다른 점은 고객 데이터뿐 아니라 개별 금융상품의 정보까지 함께 공개하도록 의무화했습니다.
 

소비자들도 직접 동일한 혜택의 최저가 금융 상품을 찾을 수 있고, 나아가 자신과 비슷한 재무상황의 사람들이 어떤 금융상품을 선호하고 있는지도 파악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한다는 겁니다.


호주의 경우에는 결제계좌와 신용카드 뿐 아니라 개인대출, 사업대출, 모기지 상품까지 개방하도록 해 오픈뱅킹 대상이 되는 상품 범위가 우리나라나 영국에 비해 훨씬 넓습니다.
 

[인터뷰] 권민경 /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
“호주 사례를 보면, 적용 상품 범위가 상당히 넓은 편이고요. 우리나라 퇴직연금 같은 경우 가입자들의 관심이 부족하다는 비판이 있었고, 신탁 또한 판매 과정에서 여러가지 문제들을 보인 바 있는데, 마이데이터 개념이 도입될 경우에 이러한 문제들을 해소하는 실마리가 되지 않을까.”
 

데이터 경제 활성화를 외치는 목소리는 크지만, 실제 금융 혁신은 규제에 막혀 무기한 지연되고 있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습니다.

서울경제TV 고현정입니다./go8382@sedaily.com


[영상취재 오성재 / 영상편집 강현규]

기자 전체보기

기자 프로필 사진

고현정 기자 증권부

go8382@sedaily.com 02) 3153-2610

이 기자의 기사를 구독하시려면
구독 신청 버튼을 눌러주세요.
아시아창의방송

0/250

주요뉴스

증권 산업·IT 부동산 금융

ON AIR 편성표

0/250

주요뉴스

증권 산업·IT 부동산 금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