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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코로나19 사태, 본질이 신천지인가

오피니언 입력 2020-03-04 14:00 수정 2020-03-04 14:07 전혁수 기자 0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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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경제TV=전혁수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기승을 부리고 있다. 


4일 오전 기준 코로나19 확진자는 5,328명에 달한다. 국민적 불안감이 큰 만큼 책임소재를 둔 논쟁도 극에 달하고 있다. 특히 31번 확진자가 신천지 대구교회 예배에 참석하면서 신천지 교인들을 통해 전염병이 확산된 것으로 알려지면서, 신천지에 대해 책임론을 넘어선 비난까지 이어지고 있다.


코로나19와 관련해 신천지에 대한 여론은 최악이다. 그럴만하다. 신천지 교인들이 방역이나 검사에 비협조적으로 대처하고 있다는 얘기가 심심치 않게 흘러나온다. 


이러한 행태가 신천지 지도부의 지시라는 루머도 파다하게 퍼져있다. 확진자 상당수가 신천지 관련자와 접촉한 것으로 확인되면서 국민 불안을 더하는 측면도 있다.


이에 기독교 종파에 기반을 둔 언론들은 물 만난 고기처럼 신천지 관련 기사를 쏟아내고 있다. 박원순 서울시장은 신천지 교주 이만희씨와 12개 지역조직장들을 살인·상해죄 등의 혐의로 고발했다. 2일 발표된 리얼미터 여론조사에 따르면 코로나19와 관련해 검찰이 신천지를 압수수색해야 한다는 여론이 86.2%에 이른다.


신천지가 이단으로 분류되며, 국민의 상식에 반하는 행태를 보이는 것은 사실이다. 각종 비리 의혹과 정치권 유착 등의 논란도 제기된다. 신천지에 제기되는 논란에 대해 조사가 필요하다는 점에 동의한다.


그러나 코로나19 사태 확산과 신천지에 제기되는 각종 비리 의혹·비상식적 행태는 한 발 떨어져 차분하게 분리해 바라볼 필요가 있다. 대한민국은 종교의 자유를 보장하는 나라이며, 다양성의 존중은 민주주의의 기본명제다.


신천지 교회 예배에 확진자가 참석해 코로나19가 확산됐다는 것을 신천지에 대한 비난으로 몰아가는 것은 헌법 정신에 맞지 않는 혐오행위로 볼 여지가 많다. 이에 더해 신천지 교인 역시 정부가 보호해야 할 대한민국 국민이다.


지난 2014년 세월호 참사 때 박근혜 정부는 역시 이단으로 분류되던 구원파 유병언에게 책임을 전가하는 행태를 보였다. 실제로 정치인들의 지나친 선동과 언론들의 구원파 집중추적은 사건의 본질을 가린 측면이 많다. 이 때문에 당시 진보진영을 중심으로 국민의 관심을 정부의 재난관리시스템 부재·후속조치 미흡에서 이단의 책임으로 돌리려는 의도라는 비판이 쏟아져나온 바 있다.


작금의 상황도 크게 다르지 않아 보인다. 코로나19 확산속도가 빨라지고 있는 상황에서 정치권이 해야 할 것은 선동이 아니라, 고군분투하고 있는 방역당국을 적극 지원하고 후속대책을 고심하는 일이다. /wjsgurt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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