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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칼럼] 인공지능의 시대, 초등학생에게 창의성도 학습이 되나요

오피니언 입력 2020-03-09 14:25 수정 2020-03-09 14:26 enews2 기자 0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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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아이 창의성 기르는 법

김은희 에이젯 창의융합학원 예술과학센터 원장. [사진=에이젯 창의융합학원]

김은희 에이젯(AJET) 창의융합학원 예술과학센터(AS Center)원장이 4차 산업혁명의 시대, 인공지능의 시대를 살아가야 할 미래의 주역 초등학생에게 필요한 창의성 확보를 위한 학습에 대해서 전한다. 

 

직업의 특성상 다양한 초등 학부모님들을 직접 만나고 이야기 나누는 기회가 많은 필자가 최근 들어 가장 많이 듣는 이야기들은 저는 우리 아이가 공부만 잘 하는 게 전부라고 생각하지 않아요’, ‘아이디어가 중요한 시대 아닌가요?’, ‘인공지능과 겨루는 세대들이니까 예전처럼 지식 습득보다는 창의성을 발휘했으면 좋겠어요등이다. 이런 학부모님들의 마음을 대변하듯이 요즘 초등학생들의 학습에도 창의논술, 창의수학, 창의미술, 창의과학 등등 학습에 창의라는 단어가 자주 언급된다.

 

이른 바 4차 산업혁명 시대, 빠르게 변화하는 사회 속에서 그에 합당한 인재를 길러내는 것은 교육의 의무이자 시대의 요구일 것이다. 더구나 2015년 개정 교육과정을 통해 공교육에서도 창의융합인재육성이라는 거대한 방향성이 생기면서 미래 사회의 인재들의 핵심 역량으로 꼽히는 4C 중 하나인 창의성은 어느덧 필수 교과의 하나처럼 중요하게 여겨지고 있다.

4CCreativity(창의성), Critical thinking(비판적 사고), Communication(의사소통), Collaboration(협업)의 앞 단어를 딴 말로 미래사회 인재의 필수 역량을 나타내는 말이다.

 

하지만 창의성이 다양하게 또 자주 쓰이는 만큼 우리가 그 본질에 대해 명확히 해하고 있는지 짚어 볼 일이다. ‘창의성은 학습이 되는 걸까? 타고 나는 걸까?’, ‘어떤 학생이 창의적이라고 말할 수 있을까?’, ‘어떤 상황에서 창의성이 길러지고, 어떤 상황에선 그 반대가 되는 걸까?’ 실제 교육 현장에서 수업을 연구하고 지도하며 느끼고 경험한 창의성 기르는 법에 대해 말하려 한다.

첫째, 창의성을 기르려면 기초 지식이 수반되어야 한다.

우리가 창의성을 생각할 때, 번뜩이는 아이디어, 독특함, 신선함 등이라고 오해하기 쉽다. 창의성의 발현에 대해 이해하려면 교육학에서 쓰이는 블룸스 텍서노미(Boom's Taxonomy)라는 피라미드를 살펴볼 필요가 있다.

 

교육학자 벤자민 블룸이 만든 이 피라미드는 학습 단계의 과정을 나타낸 것인데, 피라미드의 가장 낮은 단계의 과정이 지식 암기의 단계이다. 그리고 한 단계씩 올라갈 때마다 이해하기(understanding), 응용하기(applying), 분석하기(analyzing) 등 좀 더 높은 사고를 요구하는 활동들이 나오는데, 그 피라미드 단계의 가장 마지막이 바로 창조하기(Creating)이다. , 무언가 새로운 것을 만들어 낼만한 능력의 수준까지 도달하려면 기본적인 지식을 외우고, 이해하는 과정을 거쳤을 때 가능하다는 의미이다.

 

최근 학교에서는 수행평가의 비중이 높아지면서 강의식 수업보다는 프로젝트나 소위 모둠 활동 같은 활동 위주의 수업이 상당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최근 한 다큐에서 나온 교사의 인터뷰를 보면 학교에선 많은 비중의 수업이 수행평가, 활동 중심이라 영어 시간은 대화문을 영작해 발표하는 것으로 구성되지만 정작 영작을 할 실력을 갖출 단어를 외우고 문장을 읽는 기초 학습에는 많은 수업시간이 할애되지 못 한다고 말한다. 과목별로 차이가 있긴 하지만, 창의 수학을 위해선 기초 연산이나 이해가 창의 논술을 위해선 기본 문해력이 뒷받침 될 때 진정한 창의성이 발휘될 수 있는 것임은 자명한 일이다.

 

둘째. 다양성을 인정하며 실수해도 괜찮다는 것을 가르쳐라.

그렇다면 모두 똑같은 지식만 잘 암기하고 쌓아 놓으면 창의성이 저절로 나오게 될까? 대한민국의 교육열은 기초 학력 수준에 있어선 가히 다른 나라의 추종을 불허하는데 왜 창의성을 논할 때면 우리는 항상 부족함을 느끼는 걸까?

 

창의성 연구자로도 유명한 영국의 교육학자 켄 로빈슨의 TED 강연 '학교가 창의력을 죽인다 (Do School Kill Creativity?)'에 그 해답을 찾을 수 있다. 켄은 천편일률적으로 획일화된 주입식 교육이 학생들의 창의성을 죽인다고 주장한다. 특히 점수와 등급으로 우수함이 결정되는 교육 현실에서 마음껏 도전하고 다른 문제 해결 방식을 생각하는 학생들이 나오기란 대단히 어려운 일이라고 한다. 아이들에게는 야 참 잘했구나. 100점이구나하는 결과에 대한 칭찬보다는 이렇게 어려운 문제를 풀려고 노력하다니 비록 틀렸지만 대단하구나”, “너처럼 푼 학생은 처음인데. 네 생각은 참 멋지구나라고 말해주면 이후 어려운 문제가 나왔을 때도 마음껏 도전하며 실수하더라도 새로운 방식으로 문제 해결을 하는 창의성을 발휘할 수 있을 것이다.

 

강연자는 학생들에게 잘못해도 괜찮다’, ‘실수해도 괜찮다라고 말해주는 교육 환경을 통해 학생이 자신이 속한 공간을 안전하게 느끼는 것이 창의성을 기르는 데 그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말한다. 백 명의 아이들을 만나면 백 명의 능력도 취미도 모두 제각기이다. 모두 똑같은 교육을 따라가기보다는 개개인 학생의 다양성을 존중하며 네가 가진 모든 것이 괜찮다라고 인정하는 환경에서 끼와 재능을 마음껏 발휘하는 것을 경험하게 해야 할 것이다.

 

셋째, 포기하지 않고 노력하는 성실함을 기르라.

한국에서 소설 부분 최대 판매 부수를 자랑하는 일본 소설가 무라카미 하루키는 그의 창의력의 비결은 바로 매일 매일 꾸준히 글을 쓰는 것이라 말한 바 있다. 매일 아침을 먹고 운동을 하고 나면 직장인이 출근하는 것처럼 몇 시간을 꼬박 앉아서 글을 쓰는 것이 바로 그의 소설을 창조하는 힘이라는 것이다.

 

창의성은 어느 날 나무에서 뚝 떨어지는 감 같은 것이 아니라 오랜 시간을 포기하지 않고 성실하게 다듬고 두드린 정금 같은 것이란 점에서 공감이 되기도 한다. 창의력도 결국은 기존의 문제를 새로운 방법으로 해결하는 도전이고 모험이다. 새가 알에서 깨어져 나오는 것처럼 포기하지 않는 노력과 성실함이 수반되어야 한다는 말이다. 그러므로 우리 자녀가 창의적으로 크길 원한다면 지금 당장 무언가를 쉽게 포기하려 할 때 한 번 더 참아내고 노력하는 성실함을 키워주는 것도 필요하다.

 

끝으로 창의성을 논할 때 필자가 자주 언급하는 그림책 작가 Leo Leonni의 말을 곁들일까 한다. 그는 미국의 성공한 출판전문가로 은퇴 후 50대부터 그림책 창작을 시작해 유명한 그림책만 수십 권이 넘는 자타공인 세계에서 가장 창의적인 그림책 작가 중 한 명이다. 그는 "당신은 어떻게 그렇게 아이디어가 많으시죠? 어쩜 그렇게 창의적인가요?"라고 기자가 묻자. 이렇게 답했다고 한다.

 

"하나도 멋진 답변은 아니랍니다. 아주 열심히 일해요."

 

김은희 원장은

마포어린이영어도서관장을 역임했으며, 현재 에이젯(AJET) 창의융합학원에서 예술과학센터 원장으로 있다.

 

김은희 / 에이젯 창의융합학원 예술과학센터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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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news2 기자 인터넷뉴스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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