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슈플러스]이철 “억울하다”? 밸류, 명백한 ‘폰지사기’

탐사 입력 2020-04-06 19:33 수정 2020-04-06 20:41 전혁수 기자 0개

카카오톡 공유하기 네이버 블로그 공유하기

[사진=서울경제TV]

[앵커]

지난주 채널A 소속 기자가 이철 전 밸류인베스트코리아 대표를 취재하는 과정에서 협박을 했다는 보도가 MBC에서 나와 논란이 됐었죠. 이 기자는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의 비위를 제보하라며 이 전 대표를 협박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그런데 이 전 대표가 자신의 사기혐의에 대해서 억울하다고 주장하고 있다고 합니다. 이 주장이 사실인지, 전혁수 기자와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전 기자, 어서오세요.


[기자]

안녕하세요.


[앵커]

전 기자, 이번 사건에서 이철 전 밸류인베스트코리아 대표가 자신들은 사기가 아니라고 억울하다고 했다면서요.


[기자]

네, MBC에 보낸 서면인터뷰에서 하고 싶은 말이 있느냐는 질문에 “밸류는 결코 사기 집단이 아니다”, “상은 못 줘도 모욕을 주면 안 된다”고 했다고 하더라고요.


[앵커]

사기 혐의가 억울하다는 건데, 이게 사실인가요?


[기자]

얼마 전에 유 이사장도 MBC 라디오에 나와서 그땐, 그러니까 이 전 대표가 구속될 때는 크라우드펀딩 규제가 심해서 이 전 대표가 징역형을 받은 것처럼 말했고, 그래서인지 일각에선 이 전 대표가 억울한 피해자인 것처럼 비춰지는 경우도 있는 것 같아요.


그런데 전혀 사실이 아니고요, 이러한 일방적인 주장이 언론을 타면서 밸류 피해자들은 분통을 터뜨리고 있는 상황입니다. 그래서 제가 오늘 왜 밸류가 사기인지 조금 정확하게 설명을 드리려고 합니다.


밸류는 벤처기업에 투자한다면서 3만3,000여명으로부터 7,000억원 가량을 끌어모았는데요, 투자는 익명투자조합 형태로 이뤄졌습니다. 말이 크라우드펀딩이지 실제로는 보험모집인 출신 모집책들을 활용해서 오프라인에서 주로 투자계약이 이뤄졌습니다.


투자의 방식도 문제지만 결정적이었던 건 사업 형태가 애초에 수익실현이 불가능했었다는 점입니다.


먼저 투자금에서 20%를 공제를 합니다. 공제한 투자금은 회사와 피라미드 영업조직에 모집수수료, 관리수수료 등의 명목으로 지급이 됐고요, 여기에 더해서 고수익을 목표로 잡습니다. 조합마다 18%~35%까지 목표가 다양합니다.


자, 그런데 투자금의 80%를 갖고 투자금 대비 18~35%의 수익을 내려면 굉장히 높은 수익률을 가져야 합니다. 예를 들어 목표수익이 20%라고 가정하면 50% 이상의 수익을 내야 하는 거죠.


[앵커]

전 기자 얘기대로라면 수익 실현이 쉽지 않아보이는데요.


[기자]

그렇죠. 투자 대상이 벤처기업들이었기 때문에 실패 확률도 굉장히 높았죠. 실제로 재판에서 밸류 직원이 진술한 건데요, 60여개 조합중에 투자 수익이 난 경우는 11개였고요, 이마저도 투자금을 초기에 80%만 투자하다보니 실제로 수익이 실현된 건 4개에 불과했다고 합니다.


[앵커]

사실상 손실을 계속 내고 있었던 셈이네요.


[기자]

맞습니다. 이제 여기서부터가 중요한데요, 그러면 투자손실을 고지를 해야 하는데 수익이 났다고 거짓말을 하는 겁니다. 7%~224%까지 수익이 났다고 허위홍보를 했고요.


뒷순위 투자자들에게 받은 돈을 앞순위 투자자들에게 돌려막기 방식으로 지급한 거죠. 이게 전형적인 폰지사기의 근거입니다.


[앵커]

그런데 여기서 의문인 게 조합 투자인데, 그게 가능합니까?


[기자]

이 부분도 문제인데요, 조합 투자면 조합에서 투자기업으로 돈이 송금돼야 하는데, 밸류는 밸류 통장으로 돈을 모아서 일괄 관리를 한 겁니다. 그렇기 때문에 이러한 돌려막기 범행이 가능했던 거죠.


이래서 법원이 이 전 대표에게 징역 12년의 중형을 선고한 겁니다. 당시 법원의 판결문 일부를 제가 읽어드릴게요. “피고인들은 저금리시대가 낳은 서민들의 기대를 악용하여 그들의 꿈과 희망을 짓밟았고, 취업과 새로운 경력의 희망을 품은 보험모집인 등의 직장인들을 우롱하였다” 이렇게 적혀있습니다.


[앵커]

아까 들어오기 전에 얘기했던 것인데 행방을 알 수 없는 돈도 있다면서요.


[기자]

네, 맞습니다. 이게 액수가 검찰과 법원에서 정리한 게 조금 다른데요. 검찰이 총액을 기준으로 정리를 했기 때문에 검찰 자료를 말씀을 드리겠습니다. 밸류가 2011년 8월부터 2015년 8월까지 수신한 금액이 7,029억원인데요, 실제 투자금은 5,103억원입니다. 20%를 수수료로 보고 1,405억원을 제외해도 차액이 521억원이 모자라거든요. 500억원이 넘는 돈이 행방불명 됐습니다.


[앵커]

그렇군요. 돈의 행방을 알 수 없다니, 검찰이 추가로 수사를 해야 하는 거 아닌가요?


[기자]

네, 돈이 사라진 것도 문제고요, 투자받은 업체들에 대해서도 횡령이나 배임 소지가 많음에도 불구하고 검찰 수사가 전혀 이뤄지지 않았습니다.


밸류 피해자들은 피투자사들에 대해서도 빠른 시일내에 수사가 이뤄지길 바라는 분위기입니다.


[앵커]

다음으로 지난주 떠들썩했던 채널A-유시민 이사장 얘기를 해보죠. 언론 관련 얘기라 이야기하기가 조금 조심스럽긴 한데, 한번 얘기해보죠. 먼저 어떻게 된 일인지 설명을 좀 해주세요.


[기자]

네, 채널A 기자가 사기 혐의로 수감 중인 이 전 대표에게 취재차 편지를 보냈고요, 유 이사장의 비위 혐의를 제보하라고 협박을 한 사건입니다.


편지를 보고 이 전 대표가 대리인을 내보냈는데, 채널A 기자가 윤석열 검찰총장의 측근 검사장과의 인연을 과시하면서 협박과 회유를 했다고 합니다. 이 내용을 최근 MBC가 대대적으로 보도했습니다.


[앵커]

사실이라면 취재윤리에서 많이 벗어나는 거 같은데요.


[기자]

네, 전형적인 취재윤리 위반 사례고요, 언론계에서도 당혹스러워하는 분위기가 역력합니다. 현장의 기자들도 대부분 저렇게 취재하는 건 처음 봤다는 분위기고요.


채널A 기자가 한 검사와의 전화통화라면서 녹취록을 제시했다고 하는데요,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검언유착을 의심하는 눈초리까지 나오고 있습니다.


[앵커]

심각한 문제네요. 그런데 전 기자, 조금 생각을 해보면 채널A 기자가 아무 이유 없이 이러지는 않았을 것 같거든요. 채널A 기자가 왜 이 전 대표에게 유 이사장의 비위를 제보하라고 한 건지 궁금증이 생기는데요.


[기자]

밸류가 진행한 강연 때문인데요, 밸류는 2012년부터 임직원들을 대상으로 매달 ‘명사특강’이란 걸 열었습니다. 여기에 친노 성향의 정치인들이 대거 강사로 나섰던 적이 있습니다. 일단 제가 정확하게 사진자료가 확보된 분들만 말씀을 드릴게요.


2012년 9월 노무현 정부 시절 국정홍보처장을 지낸 김창호 동국대 석좌교수, 2012년 10월 노무현 정부에서 한미FTA 협상을 주도했던 김현종 청와대 국가안보실 2차장, 2012년 11월 현 정부에서 청와대 정책실장을 지낸 김수현 전 실장, 2013년 1월 노무현 정부에서 통일부 장관을 지낸 이재정 경기도 교육감, 2013년 3월 노무현 정부에서 청와대 정책실장을 지낸 변양균 스마일게이트인베스트먼트 회장, 2013년 4월 민주당 국회의원이었던 김용익 국민건강보험공단 이사장, 2014년 1월 현 정부에서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을 지낸 도종환 민주당 의원, 2014년 8월 노무현 정부에서 보건복지부 장관을 지낸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 이런 분들이 밸류 명사특강에 나갔던 것으로 확인됩니다.


[앵커]

그렇군요. 많은 분들이 가신 것 같은데, 누가보더라도 친노 성향을 가진 분들이란 건 알 수 있을 것 같고요. 이분들이 여기 가신 이유가 뭘까요.


[기자]

이게 이 전 대표의 이력과 관련이 있는데요. 이 전 대표가 예전에 국민참여당에서 정당 활동을 했던 이력이 있습니다. 이 전 대표가 국민참여당 의정부 지역위원장이었고요.


18대 총선 출마자를 대상으로 한 노무현정책학교 1기 수료생이기도 합니다. 실제로 의정부 을 총선 출마를 준비한 이력도 있고요. 이런 인연으로 친노 정치인들이 밸류의 명사특강에 참석했던 것으로 보입니다.


[앵커]

그렇군요. 그런데 저렇게 많은 분들이 강연을 가셨는데, 왜 굳이 유 이사장을 콕 집어서 표적으로 삼았을까요.


[기자]

그게 이유가 있는데요, 다른 분들은 강연 1번 간 게 전부거든요. 근데 유 이사장은 1번이 아닙니다. 2015년 1월에 바이오기업 신라젠이 부산대 양산병원에서 연구센터 창립식을 했는데요, 신라젠이 밸류로부터 400억원을 투자받은 업체거든요, 이 자리에 유 이사장이 축사로 나섰고요, 축사 후에 밸류가 홍보영상을 찍기 위해서 인터뷰를 진행했는데, 거기에서 인터뷰도 했습니다.


또, 2015년 6월에 유 이사장 팬클럽 ‘U시민광장’이란 곳이 있는데요, 거기서 유 이사장의 전국 순회 특강을 열었고, 서울 특강이 바로 밸류 대회의실에서 열렸습니다.


[앵커]

1번이 아니었다는 얘긴데, 신라젠 얘기는 저도 들어본 적이 있는 것 같아요. 그런데 친하다고 해서 법적으로 문제가 되는 건 아니잖아요.


[기자]

맞습니다. 현재까지 금전관계 같은 게 확인된 건 없습니다. 명사특강에 강사로 나섰던 분 중에서 김창호 전 국정홍보처장만 밸류로부터 6억2,900만원을 수수했는데, 이미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징역 1년 6개월을 복역한 바 있고요.


이번에 표적취재 대상이 됐던 유 이사장은 강연료 70만원 현금으로 받은 게 전부다. 이렇게 말했고요, 이번에 사건을 제보한 이 전 대표 측은 60만원을 현금으로 줬다고 하고요, 전직 밸류 직원 한 명은 20만원을 계좌로 줬다고 했습니다. 시간이 많이 흐른 얘기다 보니 강연료에 대해 말이 엇갈리고는 있지만, 고액강연료는 아니었던 게 아닌가 하는 시각이 많습니다.


[앵커]

그렇군요. 전 기자가 밸류 사건을 오래 취재해와서 할 말이 많을 것 같은데, 시간관계상 오늘은 여기까지만 하겠습니다. 전혁수 기자였습니다.


[기자]

감사합니다.


[영상촬영 이창훈, 영상편집 이한얼]

기자 전체보기

기자

02) 3153-2610

이 기자의 기사를 구독하시려면
구독 신청 버튼을 눌러주세요.
아시아창의방송

0/250

주요뉴스

증권 산업·IT 부동산 금융

ON AIR 편성표

0/250

주요뉴스

증권 산업·IT 부동산 금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