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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한국전력의 ‘갑질’…서민에겐 보증금 안돌려주고, 회생 기업엔 보증금 강요

산업·IT 입력 2020-04-08 17:28 수정 2020-04-08 17:35 정순영 기자 0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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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불 안해준 전기요금 보증금 11억원 넘어…힘든 서민들 ‘나몰라라’

감사원 “회생신청 개시 중기에 보증금 요구 말라”에도 그대로 징수

[한국전력 본사 전경]

[서울경제TV=정순영 기자] 한국전력이 서민들의 전기요금 보증금은 환불하지 않고 회생절차를 밟고 있는 중소기업에 과도한 보증금 수납을 강행하고 있어 논란이 일고 있다. 


한전은 8일부터 신종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으로 타격을 받은 소상공인과 취약계층의 전기요금 납부기한 유예신청을 받고 있지만, 정작 전기요금 납부조차 어려운 이들에게 가혹한 보증금 징수에 나서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12월 감사원의 한전 감사 결과에 따르면 4월 말 기준 보증기간이 만료된 고객에 대한 보증금 환불 내역을 확인한 결과 총 11억여원을 환불하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전기요금 보증금은 임시전력을 사용하거나 요금미납으로 계약이 해지되는 등 체납 우려가 있는 고객에게 전기요금 3개월분에 해당하는 금액을 미리 받고 전기를 공급했다가 계약 만료시 다시 환불해 주는 제도다. 감사기간인 지난해 5월20일~7월26일까지 한전 각 지사 담당자가 환불 대상을 확인할 수 있는데도 환불조치를 하지 않은 보증금은 7억7,600만원, 전기사용 계약이 해지된 고객에게 환불하지 않은 보증금은 3억6,800만원에 달했다. 


특히 당초 감사원이 조사 발표한 금액은 이들 환급 불가능 보증금인 1억5,400만원을 제외한 수치여서 시정조치가 제대로 이행되고 있는지에 대한 의혹을 낳고 있다. 이에 대해 한전 측은 서울경제TV에 “연락이 안 되거나 계좌번호가 없어 보증금 환불이 불가능한 고객을 제외하곤 모두 지급된 상태”라면서도, 환불된 금액이 얼마인지에 대한 질문에는 정확한 수치를 내놓지 못했다.


또 지난 3월 감사원의 감사 결과에 따르면 한전은 회생신청이 개시된 중소기업에게 과도한 보증금 납부를 강요하고 있다. 한전은 지난해 4월22일~5월15일까지 회생절차 개시 후 전기요금을 납부하지 못한 237개 기업 중 중소기업인 22개 기업에게만 회생절차 중이거나 과거 체납내역이 있다는 이유로 2억9,600만원의 보증금을 수납한 것으로 확인됐다.


채무자회생법 제122조 제1항에 따르면 전기·가스·수도 등 계속적 공급의무를 부담하는 채권자는 회생절차 개시 신청 후 의무 이행을 거부할 수 없도록 돼 있다. 회생절차 개시후 전기요금 연체가 없는 경우 재정 상태가 열악한 중소기업게 전기요금 보증금 납부를 요구하지 않는 것이 타당하는 것이 감사원의 판단이다. 일시적 유동성 부족으로 재정적 어려움을 겪고 있는 중소기업에 한전이 경제적 부담을 가중시키고 채무자회생법의 취지를 훼손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이에 대해 한전은 “보증설정을 면제하도록 관련 규정을 개정하겠다”는 의견을 감사원에 제출하기는 했다. 하지만, 재정난에도 무리하게 한전공대 설립 준비에 나선 한전이 이제는 서민과 중소기업의 속주머니까지 털고 있다는 비난을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binia96@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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