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환의 정치워치] 코로나19 이후의 중일관계

글로벌 입력 2020-05-06 08:11 수정 2020-05-06 08:40 뉴스룸 기자 0개

페이스북 공유하기 트위터 공유하기 카카오톡 공유하기 네이버 블로그 공유하기

사진=김동환 박사 (일본 리츠메이칸대학 정책과학)

1930년대 대공황이 그랬듯, 코로나19 사태로 현재의 국제협력체제는 붕괴됐다. 각국은 국경을 봉쇄하고 중요 의료용품의 수출을 금지하고 있다. UNWTO의 존재감도 느껴지지 않는다. 코로나19가 세계질서에 영향을 미치면서 그 방향성은 보호주의의 강화, 경제 블록화, 지정학적 위기의 심화로 정리할 수 있다. 이러한 미래에 중일관계는 어떻게 변화할까.

   

중국은 일본에 더욱 적극적으로 접근할 것이라는 게 하나의 시나리오다. 1930년대 대공황은 지정학적 분쟁을 가져왔고, 그 중심지는 유럽이었다. 그러나 이번 코로나19 이후의 화약고는 동아시아가 될 전망이다. 미국과 중국이 무역, 테크놀로지, 안전보장, 소프트파워를 둘러싼 권력과 영향력의 경쟁을 벌일 것이며, 동남아시아와 한반도에서의 패권 경쟁은 미중 경쟁 무대의 한 부분을 차지하겠지만, 미중 경쟁의 최전선은 일본일 가능성이 높다.

 

중국은 미국과 마찬가지로 일본의 중요성을 너무나도 잘 이해하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미중 마찰이 장기화할 것임이 분명했던 2018년 말, 중국은 친일노선으로 외교방침을 180도 전환했다. 미일 간 견고한 동맹을 잘 알기에 앞으로 중국 지도부는 보다 현실적인 목표를 둘 것이며, 미일동맹을 붕괴시키고 일본을 중국과의 동맹관계로 엮는 것은 불가능하기 때문에, 일본은 전략적 중립 외교노선을 강요할 가능성이 높다. 명목상은 미국의 동맹국임에도 일본이 미국의 세계전략보다 자국의 국익을 우선하고 독자적인 대중정책을 모색할 수 있을 것이다.

 

중국이 실질적으로 취할 수 있는 수단은 무역, 안전보장, 영토문제에서 일본의 행동에 상응하는 양보안을 제시하고 일본이 취하는 전략적 중립에 대한 보상을 하는 것이다. 여기서 고독한 판단을 내려야 하는 쪽은 일본이다. 미국의 심기를 건드리지 않으면서 중국에 대한 배려를 해야 하기 때문이다. 이 시나리오가 실현된다면, 중국은 앞으로 중일관계 강화 노선을 전개할 것이다. 경제적인 메리트 뿐만 아니라, 영토문제와 북한 핵 문제 등 일본에게 있어 중요한 과제에 대한 협력 자세를 보일 것이다. 센카쿠 영유권을 포기하는 것까지는 가지 못하더라도 군사적 행동 포기를 선언하는 형태로 중일 공동선언이 이뤄질 가능성은 충분하다.

 

지난 1930년대 유럽에서 일본이 배운 가장 큰 교훈은 침략자의 의도를 정확히 간파해야 한다는 것이었다. 38년 뮌헨 회담 전, 미국과 영국은 히틀러의 폭주를 충분히 봉쇄할 수 있었다. 그러나 실현되지 못했다. 과연 중국은 나치 독일과 같은 위협일까. 코로나 사태 이후 화약고가 될 동아시아 국제정치에서 일본은 중국을 어떻게 이해하고 어떠한 전략으로 대응할 것인가. 중국이 위협이라면 미일 동맹은 강화될 것이며, 중국이 위협이 아니라면 중일접근은 이뤄질 것이다. 일본은 어떠한 판단을 할 것인가.

김동환 /  kdhwan8070@naver.com

일본 리츠메이칸대학 정책과학 박사


기자 전체보기

뉴스룸 기자 뉴미디어실

column@sedaily.com 02) 3153-2610

이 기자의 기사를 구독하시려면
구독 신청 버튼을 눌러주세요.

0/250

×

ON AIR 편성표

0/250

주요뉴스

증권 산업·IT 부동산 금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