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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빚내서 통신비 지원, 정부 생색내기용?

오피니언 입력 2020-09-17 16:45 윤다혜 기자 0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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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경제TV=윤다혜기자] 정부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 19) 피해 지원을 위한 4차 추가경정예산안을 오는 22일 처리해 추석 전에는 지급하겠다고 밝혔다. 7조8,000억원 규모의 4차 추경이 본궤도에 오르는 것으로, 정부는 이 가운데 9,300억 원을 통신비에 배정해 논란이 일고 있다.

코로나19 여파로 비대면 활동이 증가하면서 가계통신비 부담이 늘자 이를 경감하기 위한 목적으로, 만 13세 이상 국민에게 월 2만원의 통신비를 한 차례 지원하겠다는 것이다. 하지만 야권, 국회 예산정책처 등에서 “통신비 지원이 예산 낭비”라는 반대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이번 통신비 지원은 1차 재난지원금과는 성격이 다르다. 1차 재난지원금은 전 국민에게 지역 화폐 형태로 재난지원금을 지급해 영세 자영업자나 동네 골목의 매출을 늘려줘 골목상권 활성화를 불러왔다. 통신비는 통신 쪽 호주머니로 바로 들어가기 때문에 1차 재난지원금처럼 경제 활성화 효과를 불러오긴 어렵다.


선별지원이 아닌 보편지원이라서 취약계층 지원이라는 당초 계획이랑은 맞지 않고 승수효과(multiplier Effect)도 낮기 때문에 더 힘들다. 승수 효과는 불황 타개를 위해 정부가 확대 재정정책으로 돈을 풀면, 유효 수요가 생겨나고 투자와 소비가 이어져 풀린 돈의 몇 배에 이르는 총수요가 창출되는 것을 말한다.


또 재원이 문제다. 재난지원금을 지원하기 위해서는 국채를 발행해야 한다. 올해 추경 편성으로 나랏빚을 늘리면서 국가채무는 1년 새 106조원 넘게 불어났다. 실제 나라 살림을 보여주는 관리재정수지 적자 규모는 120조원에 육박할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4차 추경이 편성되면 국가채무 문제만 더 키우게 된다. 3차 추경에서는 재원의 약 30%(10조원)을 지출구조조정으로, 67%(23.8조원)을 적자 국채 발행해 충당했다. 3차 추경 때까지 최대한 재원을 짜낸 것이기 때문에 4차 추경은 적자 국채 발행 비율이 커질 수밖에 없다. 결국 향후 재정에 부담을 주고 미래세대가 나랏빚을 모두 떠안게 되는 셈이다.


그럼에도 코로나19가 재확산돼 전국적으로 막대한 피해가 발생, 4차 추경을 집행하게 된 것이다. 재원도 마땅치 않은데 국가에서 빚을 만들어 지원하는 것이기 때문에 더 필요한 것에 지원을 해야 한다. 하지만 통신비 지원은 빚을 내어 이동통신 3사를 지원해 주는 꼴이다. 정부는 코로나19에도 선심성 정치 과욕을 보일 게 아니라 힘든 국민들을 위한 민생과 경제 대책을 내놔야 할 것이다. /yunda@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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