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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눈] 식약처 이중잣대에 속타는 ‘K-방역’

오피니언 입력 2020-09-23 15:57 양한나 기자 0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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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경제TV=양한나기자]
식품의약품안전처에게 의문이 생긴다.


식약처는 현재 코로나19 진단키트에 대한 국내 ‘긴급사용승인제도’를 유전자증폭검사(PCR) 방식에 한해서만 실시하고 있다.


PCR을 제외한 항원·항체 등 나머지 신속진단키트들은 모두 ‘정식사용승인’을 받아야 한다. 코로나19 발생 이전 방식 그대로 과정을 거쳐야만 국내에서 쓸 수 있다는 얘기다. 이 ‘정식사용승인’마저도 지난 6월부터 가능하게 됐다. 식약처가 심사 가이드라인을 6월이 돼서 내놨기 때문이다. 그러나 아직까지 ‘정식사용승인’을 받은 진단키트는 나오지 않았다. 시간이 오래 걸리는 탓이다.


이 ‘정식사용승인’은 기존 식약처의 의약품 허가와 같은 과정을 거친다. 임상계획서를 먼저 제출해야 한다. 승인이 나면 병원 및 임상기관의 임상윤리위원회 등의 승인을 받아야 한다. 임상을 진행 후 임상결과가 나오면 식약처에 허가 신청을 한다. 이 과정까지 대략 한 달이 걸린다. 제조 허가를 받기까지는 약 45일이 걸린다. 그러나 중간에 보완명령이 있을 경우 15일 정도 더 늦어진다. 최대 60일, 두 달이 걸린다는 얘기다.


그렇다면 식약처는 왜 PCR 방식에 한해서만, 서류만 내면 되는 ‘긴급사용승인’을 내주는 걸까.


그 외 다른 검사 방식은 정확도가 떨어진다는 이유를 대는데 이는 과거의 논리에 머물고 있다. 원래 감염성 바이러스성 질환은 간접적 방식을 통할 경우 정확도가 떨어진다는 이유로 유전자증폭 검사(PCR)를 하는 게 맞다. 그러나 이번 코로나19 바이러스는 다르다. 다른 바이러스와 다르게 항체 형성이 월등히 잘 된다는 이유로 항체검사의 정확도가 90%를 넘어 100% 수준까지 도달하고 있다.


국내에서는 수젠텍의 항체 신속진단키트가 미국국립암센터(NCI) 성능평가에서 민감도 100%, 특이도 99%를 기록하며 FDA 승인을 획득했고 피씨엘의 항체 신속진단키트는 미국 존스홉킨스대에서 민감도 95%, 특이도 100%의 평가 결과를 얻었다.


미국을 포함한 해외 국가들은 PCR이던 항체던 코로나19 진단키트에 대한 ‘긴급사용승인’을 내주고 있다. 그러나 ‘K-방역’을 자랑하는 국내에서는 이들 신속진단키트를 지금까지도 찾아볼 수 없다. 국내 업체가 개발한 항원·항체 진단시약 82종은 해외로 수출되고 있을 뿐이다. 우리나라 국민의 대다수가 훨씬 저렴한 비용으로 코로나19 검사를 받을 수 있는 기회를 지금 얻지 못하고 있다.


질병관리본부의 입장은 더욱 강경하다. 꾸준히 PCR 검사 방식만 고집해 온 정은경 중앙방역대책본부장은 지난 21일 정부는 코로나19 자가진단·신속진단키트를 PCR 대비 정확성이 떨어진다는 이유로 국내에 도입하지 않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K-방역’의 위상이 정말로 전 세계에서 인정할 만한 수준이 될 지 더 지켜봐야겠다.
/one_sheep@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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