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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기성의 날씨와 경제] 기후변화는 환경 아닌 먹고 사는 문제

경제 입력 2020-10-19 19:56 정훈규 기자 0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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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최근 맥도날드나 롯데리아, 버거킹 등 대형햄버거사에 토마토가 빠진 햄버거가 등장하면서 많은 사람들의 눈길을 끌었는데요. 

바로 올 여름 최장기간의 장마와 엄청난 비의 양, 그리고 이어 3개의 태풍이 강타하면서 토마토 작황이 이례적으로 악화했다고 합니다. 

그러다보니 토마토값이 2배로 껑충 뛰면서 토마토가 들어가지 않는 햄버거가 등장한 것이지요. 지난 번에도 장마로 인해 채소나 과일 가격이 폭등하고 있다는 소식을 전한 적이 있었던 것처럼 이젠 기후변화가 우리의 먹고사는 문제까지 영향을 주고 있습니다. 

따라서 오늘은 기후변화와 먹거리의 이야기를 해볼까 합니다. 오늘도 케이웨더 반기성 센터장 나왔습니다. 안녕하세요? 센터장님도 햄버거에 토마토를 넣은 것을 좋아하나요?


[반기성 센터장]

저는 정말로 토마토를 좋아합니다. 여행가서 호텔 조식 때 토스트와 햄버거만 있으면 끝일 정도로 빵과 토마토는 케미가 너무 좋은 것 같습니다. 

그런데 말씀하신 것처럼 올 여름 최악의 장마로 토마토 가격이 너무 올랐다고 해요.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 농산물유통정보에 따르면 지난 9월 말 기준 토마토 10㎏의 평균 도매가격은 6만2,660원으로 지난달 2만9,908원보다 두 배 이상 가격이 급등했습니다. 

그러다보니 토마토를 뺀 햄버거를 팔게 된 것인데요. 햄버거 프랜차이즈 업계는 대안으로 일부 햄버거 가격을 인하하거나 야채, 음료 쿠폰을 증정하는 등 궁여지책으로 소비자들을 달래고 있지요. 

롯데리아는 ‘토마토 없는 햄버거 세트’ 시리즈 메뉴를 만들어 가격을 300원 인하 중이구요. 맥도날드도 소수 매장에서 토마토가 없는 햄버거를 제공하는 대신 음료 쿠폰을 지급 중입니다. 버거킹 역시 토마토 제공이 어려울 시 해당 제품에 들어가는 소스 및 야채류를 더 추가해서 제공하고 있습니다. 


[앵커] 

그런데 문제는 앞으로 기후변화로 인해 우리나라에서 더욱 자주 발생하게 될 ‘이상기상’(Abnomal Weather)을 고려하면 어쩌면 가까운 미래에 매일같이 마주치는 일상이 될 수 있다는 것 아닙니까?


[반기성 센터장] 

그렇습니다. 사실 우리나라는 올 여름 기록적인 최악의 장마로 비롯된 것이지만 세계적으로 보면 이런 일들이 반복되어서 발생한 이상기후의 전형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더 심각한 것은 야채나 과일이 아닌 세계적인 주식인 밀가루생산이 줄어들 경우 엄청난 비극이 발생합니다. 

2011년 북아프리카와 중동국가의 독재정권을 무너뜨린 재스민 혁명은 초기에는 민주화운동이라고 했지만 실제는 기후변화가 주범이었지요. 

2011년 이례적인 가뭄과 폭염으로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에서 식량생산이 줄어들면서 이들 국가가 곡물수출을 중단해 버렸습니다. 

그러자 식량가격이 폭등했고 사회주의 국가였던 이들 나라들에서 빵을 구하지 못하면서 식량난을 호소하던 민중 봉기가 정권 퇴진 운동으로 번진 것이지요. 

시리아난민의 경우에도 시리아 지역을 강타한 이상기후로 인해 식량생산이 어려워지면서 농촌인구들이 대거 탈출하여 유럽으로 건너가면서 문제가 발생했고 이로 인해 시리아 난민을 받지 않겠다면서 영국이 유럽연합을 탈퇴하는 블랙시트를 선언하게 되었지요. 


[앵커] 

재스민혁명이나 시리아난민사태가 바로 이상기후가 만들었다면 이젠 기후변화가 세계의 역사를 움직이고 있다고 해도 되겠네요. 


[반기성 센터장] 

이런 이상기후는 전 세계를 돌아가면서 강타하여 기습적인 곡물파동을 일으키고 있는데요. 

지금까지는 국지적이거나 산발적인 현상으로 치부되었던 이상기후문제가 이젠 국제사회에서 공식적으로 ‘환경’이 아닌 ‘먹고사는’ 경제 문제로 급부상하고 있어요. 

우리는 그저 이상기후가 북극곰을 죽이고 남태평양 국가들이 물에 잠긴다는 정도, 즉 내 일이 아니라 남의 일이라는 생각을 합니다. 

올 초 스위스 다보스에서 개최된 세계경제포럼(WEF) 이야기를 올해 초에 말씀드렸었는데요. 

세계경제포럼은 향후 10년 세계를 위협할 요인 ‘톱5’ 모두를 기후변화에서 기인한 환경문제로 꼽았는데 이들의 분석에 의하면 전세계적으로 약 5경1,600조원의 경제적 가치창출 활동이 자연이 제공하는 서비스에 의존하고 있다고 해요. 

이것은 전 세계 국내총생산(GDP)의 절반을 넘는 액수로 기후변화에 따른 자연손실이 인류의 경제적활동에 엄청난 영향을 준다는 것이지요. 


[앵커] 

아무래도 이상기후때 가장 타격을 받는 것이 식량부문이 되겠지요?


[반기성 센터장]

그렇습니다. 이상기후로 식량생산량이 대폭 줄어드는 것이 가장 큰 문제입니다. 

최근 사하라사막 남부지역의 대가뭄으로 인한 기아인구의 급증이 좋은 예인데요. 유엔세계식량기획(WFP)은 이미 저개발국가를 중심으로 이상기후 현상이 심각한 식량문제를 일으키고 있다고 발표했습니다. 

세계식량기획에 2018년에만 지구상에서 굶주리는 기아인구는 무려 8억 명이 넘습니다. 그리고 이 숫자는 매년 크게 증가하고 있다는 것이지요. 

선진국도 예외는 아닙니다.  2019년에 유엔 산하 기후변화 정부간 협의체인 IPCC는 수십년 내에 전 인류가 ‘식량안보’ 문제에 직면할 것이라는 보고서를 내놓기도 했습니다. 기후변화를 막기위한 모든 나라의 노력이 정말 필요한 때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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