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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총시즌, 감사선임 3%룰…높아지는 ‘동학개미’ 위상

증권 입력 2021-03-10 11:48 수정 2021-03-11 09:12 김혜영 기자 0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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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경제TV=김혜영기자] 3월 정기 주주총회 시즌을 앞두고 감사위원 분리선출제 도입 등이 관전 포인트로 떠오르고 있다. 기존의 일괄선출제의 경우 대주주의 영향력이 감사위원 선임 과정에 지대한 영향을 끼쳤지만, 대주주의 의결권을 최대 3%로 제한한 분리선출제가 도입되면서 소액주주 이른바 ‘동학개미’의 영향력이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분리선출제는 기존 이사들과 분리해 감사위원 1명을 독립적으로 선임하는 제도다. 기존에는 이사들을 먼저 선임한 후 이들 중 감사위원을 선출하는 일괄 선출제 방식이였다. 대주주가 뽑은 이사 중에서만 감사위원을 선출하는 구조로 기존 방식은 감사위원회 독립성 훼손 문제 등이 꾸준히 지적됐다.

 

이사 선임은 주총 보통 결의로 선임되며 지분율이 높은 대주주의 영향력이 압도적이기 때문이다. 특히, 감사위원 중 2/3 이상이 사외이사여야 하기 때문에, 사실상 대주주가 원하는 인물이 감사위원을 맡게 되는 경우가 허다했다.

 

그러나, 작년 12월 29일 개정된 상법에 따라 이번 3월 주총부터는 감사위원 중 1명 이상을 이사 선출 단계에서부터 다른 이사와 분리해 별도로 선출해야 하고, 이사회와 독립적으로 분리 선출 되는 감사위원 선임에 있어 대주주와 특수관계인 합산 최대 3%까지만 의결권이 허용된다. 분리 선출 감사위원 선임 과정에서 대주주와 표 대결 가능해지면서 소액주주들의 위상이 더욱 높아질 것이란 전망이다.

 

특히, 지난해 개인투자자들이 ‘동학개미’ 운동을 이끄는 등 증시에 대거 유입됐다. 지난해 3월부터 올해까지 약 1년간 개인 투자자들이 국내시장에서 사들인 주식이 97조원에 달한다. 개인투자자들의 유동성의 힘을 바탕으로 코스피 3,000 시대 주역으로 자리 잡은 것이다. 이에 더해, 코로나19로 비대면 문화가 정착되며 전자투표제 도입이 확산되고 있다. 기업이 힘 쎄진 소액주주, 동학개미의 눈치를 볼 수 밖에 없는 것이다.

 

실제, 사조그룹의 경우 소액주주 집단 반발에 캐슬렉스CC 서울과 캐슬렉스CC 제주의 합병을 전격 철회했다.합병 시 사조산업이 오너가 회사인 캐슬렉스 제주의 손실을 떠안아야 한다는 소액주주들의 반발에 무릎을 꿇은 것이다. 사조산업 소액주주연대가 법무법인과 법률 자문 계약을 체결하는 등 주총을 통해 이 문제를 쟁점화하고 3~4명의 감사 선임 준비 중이라고 밝히자 회사 측이 한발 물러났다.

 

이 가운데, 경영권 분쟁을 겪는 기업들은 주총을 앞두고 동학개미 표심 잡기에 분주하다. 대표적으로 언급되는 기업이 금호석유화학, 한국앤컴퍼니 등이다. 이른바 ‘조카의 난’을 겪고 있는 금호석유화학의 경우 삼촌과 조카 간의 경영권 분쟁이 한창이다. 조카 박철완 상무는 본인을 사내이사로 선임하고, 사외이사 교체, 이사회 의장을 사외이사 중에서 선임하는 등의 안건을 상정했다. 이를 위해 박 상무는 의결권 대리행사 권유에 나서며 소액주주 결집을 통한 본격적인 표 대결을 준비하고 있다. 형제간 경영권 분쟁을 펼치고 있는 한국앤커퍼니 주총에도 관심이 쏠린다.

 

김수현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감사위원 분리 선출 도입으로 소수 주주들이 원하는 후보자가 감사위원에 선임될 가능성이 높아졌다”며 “이번 분리 선출제 도입으로 경영권 분쟁에 있는 일부 기업의 감사위원 선임 과정에서의 표 대결도 관전 포인트”라고 설명했다. 이어 “경영권 분쟁 과정에서 주주가치 제고 차원의 배당 확대와 자사주 소각 등의 내용은 주가 측면에서 긍정적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hyk@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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