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모스크바 전경. [사진=게티이미지]
[서울경제TV=최재영기자] 러시아가 104년만에 처음으로 외화 국가채무 불이행(디폴트)에 빠졌다.
블룸버그와 BBC등 외신에 따르면 러시아는 1억달러 규모의 외화표시 국채 이자를 약정시기인 지난 26일까지 지급하지 못했다. 이자는 지난달 27일 만기였지만 30일 유예 기간이 적용됐다.
러시아 정부는 앞서 국제예탁결제회사인 유로클리어(Euroclear)에 달러, 유로화 등 이자예금을 보냈다. 하지만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후 국제 제재로 투자자들은 돈을 받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재무부는 지난달 제재를 통해 러시아가 미국 은행을 통해 국제 투자자들에게 부채를 상환할 수 있는 권한을 종료했다. 이에 러시아 재무부는 달러표시 부채를 루블로 지불하고 다른 통화를 교환 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AP통신은 “러시아가 보유하고 있는 해외채권은 400억달러 규모며, 우크라이나 전쟁이 시작되기 전 러시아는 6400억달러의 외화와 금을 보유하고 있다”면서 “현재 해외에 보유하고 있는 자금은 대다수 동결된 상태”라고 전했다.
유로클리어는 이번 디폴트와 관련해 BBC와 인터뷰에서 지불이 차단됐는지는 밝히지 않았고 “모든 제재 수단을 준수한다”고 답변했다.
러시아는 이번 디폴트 사건으로 다른 부채도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러시아 은행 스베르방크(Sberbank CIB) 전 수석전략가이자 모스크바 컨설팅 회사 매크로 어드바이저리(Macro Advisory) 설립자 크리스 위퍼(Chris Weafer)는 BBC와 인터뷰에서 “모든 채무 상품은 조기 상환 조항이 있어 해당 부채 일부는 이제 자동 만기 된다”며 “따라서 하나를 불이행 하면 다른 부채에 대해 즉각적인 지불 요구가 발생해 러시아는 부채상환에 직면할 수 있고 규모는 200억달러에 달할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글로벌 투자 분석가들은 러시아 디폴트가 1998년처럼 글로벌 금융시장에는 큰 영향을 주지 않을 것이라고 관측한다.
러시아의 디폴트 사태는 1918년 이후 104년 만이다. 당시 볼셰비키 혁명이후 모든 해외 부채 상환을 거부했다. 마지막 채무불이행은 1998년 루블화 평가절화 등으로 부채를 상환하지 못한 사태가 벌어졌지만 해외채권에 대해서는 채무불이행을 하지 않았다. /cjy3@sedaily.com
최재영 기자 금융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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