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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서의 유럽이야기] 영국과 EU간 비관세장벽 철폐의 시작 ‘윈저 프레임웍’

오피니언 입력 2023-03-20 09:44 enews2 기자 0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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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서 유럽연합정책연구소 원장. [사진=유럽연합정책연구소]

2022년 기준으로 영국과 한국의 교역량 순위는 16(1.0%)이다. 한국의 영국 물품 수입은 주로 자동차, 통신장비, 의약품, 전기기계장비, 선박, 보트 및 부유식 구조물 등이었다. 영국의 대한국 수출 상품은 주로 자동차, 의약품, 특수 기계, 원유, 유기 화학 물질 등이었다. 

 

한국과 영국의 교역 순위는 국제 상황과 무역 정책 등 다양한 요인들이 영향을 미치고 있다. 2021년 브렉시트의 첫해 영국은 EU 이외 지역으로의 수출이 13% 증가하였지만, EU로의 수출은 5.7% 증가에 그쳤다. 영국의 EU 이외 지역으로부터의 수입은 5.9% 증가하였으나, EU로부터의 수입은 미미한 0.5% 증가에 그쳤다.

 

이러한 결과들은 브렉시트 이후 영국과 EU 사이의 무역이 비EU 이외 지역과의 무역에 비해 상대적으로 둔화하였다는 것을 시사한다. 영국의 주요 교역대상국 순위도 브렉시트 이후 변화하고 있다. 2022년 영국의 상위 5대 수출대상국은 미국(16%), EU(15%), 중국(7%), 스위스(5%), 일본(3%) 순으로 자동차 산업의 열악한 상황이 겹치면서 독일은 영국의 10대 교역국 지위에서 탈락할 정도로 교역이 축소되었다.

 

예상대로 브렉시트는 EU와의 무역을 포함한 영국의 대외무역에 상당히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특히 영국의 대EU 교역이 쇠퇴한 것은 관세장벽 못지않게 통관 및 비관세장벽(원산지, 검역, 각종 서류작업, 보건안전 표준)이 교역에 유의미한 영향을 끼치고 있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EU와의 교역에 있어 수출입 절차 등 비관세장벽으로 인한 비용 증가가 영국 기업의 경쟁력 저하를 가져온 가장 큰 요인이었다. 영국 기업들은 국내 판매를 늘리거나 새로운 제3국 시장에 수출함으로써 이러한 추가 비용을 상쇄할 수 있기를 기대하고 있으나 브렉시트 이후 EU와의 교역량 15% 감소를 상쇄하기란 실질적으로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이에 EU와의 교역량 회복을 위한 비관세장벽 제거의 첫 단추가 윈저 프레임웍이다.

 

지난달 27일 리시 수낵(Rishi Sunak) 영국 총리와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Ursula von der Leyen) EU 집행위원장은 북아일랜드 관련 브렉시트 협약을 수정하는 윈저 프레임워크를 발표했다. 브렉시트 이후 생성된 영국은 북아일랜드만 한시적으로 EU 시장에 남겨두기로 하는 미봉책인 북아일랜드 프로토콜(Northern Ireland Protocol)은 북아일랜드는 EU의 규정들을 따라야 하는 반면, 영국 본토는 그렇지 않게 되어서 북아일랜드와 영국 본토 간의 무역에 영향을 미쳤다.

 

북아일랜드 프로토콜은 북아일랜드 내부에서도 논란이 되었다. 이는 북아일랜드가 EU의 일부 규정들을 따라야 하는데, 이로 인해 북아일랜드와 영국 본토 간의 상품 교환이 어려워진다는 점이 큰 이슈로 부각되었다. 예를 들어 영국에서 북아일랜드로 냉장육과 의약품을 보낼 때 많은 양의 서류를 준비해야만 하는 등 불편이 따랐었다.

 

새로운 합의인 윈저 프레임워크은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다양한 대안 중 하나이다. 윈저 프레임워크의 핵심은 북아일랜드에서 발생하는 상품의 이동과 통관 절차를 간소화하기 위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 영국에서 북아일랜드로 가는 화물의 통관절차를 간소화하는 내용을 핵심으로 한다. 영국 본섬에서 오는 물자를 북아일랜드에 남을 것(녹색 선)EU로 갈 수 있는 물자(빨간 선)로 분류해 녹색 선의 검역과 통관을 면제하는 것이다.

 

이 체계를 통해 비관세장벽으로 여겨졌던 통관 지연 해소와 북아일랜드 내부에서 생산된 상품은 북아일랜드 내에서 자유롭게 이동할 수 있다. 그리고 북아일랜드에서 EU로 수출되는 상품은 북아일랜드 내에서 EU의 규정을 따르는 통관 절차를 거친다. 북아일랜드는 EU 내부 시장 및 관세동맹에 계속 머무르게 되므로 북아일랜드 분담금 증액 문제 등이 해결되어야 할 문제이긴 하다.

 

영란은행이 예측한 2023년 영국의 경제성장률은 -1.5%이다. 영국은 EU와의 관계 회복을 비롯한 교역량 증가가 이루어지지 않는 한 단기적 경제성장을 기대하기는 어렵다. 따라서 영국과 EU간 윈저 프레임웍을 시작으로 교역량 증가가 이루어진다면 5개월째 역성장과 무역적자 폭이 확대되고 있는 우리에게도 미미하게나마 대영국 수출 증가를 기대할 수 있을 것이다.

 

이종서 유럽연합정책연구소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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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news2 기자 인터넷뉴스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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