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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기성의 날씨와 경제] 날씨·계절별로 어울리는 ‘궁합 식품’

경제 입력 2023-05-03 20:00 정훈규 기자 0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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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제가 아는 분은 비가 오는 날이면 칼국수집으로 가자고 조릅니다. 그 분은 빈대떡을 한 판 시킨 후 해물칼국수를 더블로 주문하는데요.

왜 비가 오는 날 칼국수나 빈대떡을 먹으러 가자고 성화를 부리는지 궁금했는데, 놀랍게도 실제로 날씨에 따라 당기는 음식이 다르다고 합니다. 오늘은 이 이야기를 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케이웨더 반기성 센터장 나왔습니다.

 

센터장님, 왜 비가 오는 날 칼국수를 먹으려 할까요?

 

[반기성 센터장]

그런데 저도 비가 오는 날이면 칼국수 집에 자주 들르는데요. 제가 가는 칼국수집은 돼지비계를 지져 그 기름에 무쳐 내놓은 빈대떡은 그야말로 일품입니다.

 

많은 분들이 비가 오는 날 김치전이나 빈대떡을 즐겨 먹게 되는 이유에는 전통적인 요인이 강하다고 해요.

 

농경문화권이었던 우리나라에선 비가 내리면 보통 쉬지 않습니까? 이런 날 국수를 삶아 먹거나 전이나 빈대떡을 부쳐 먹던 관습이 유전자 속에 녹아있기 때문이라는 것이지요.

 

그러나 기압이 낮아지고 습도가 높아지는 날씨는 밀가루 음식의 소화가 쉬워지고, 또 기온이 낮아지므로 따뜻한 칼국수와 함께 지방섭취가 쉬운 빈대떡을 부쳐 먹는다는 이론도 있습니다.

 

제가 10여년 전에 날씨와 경제라는 책을 출간했는데요. 책의 내용중에는 비가 오는 날에는 칼국수를 즐겨 먹는다는 날씨에 따라 먹는 음식이 달라진다는 내용이 들어있었습니다.

 

그런데 최근에 기상청 블로그를 보니까 날씨에 따른 음식물 판매량 변화라는 내용이 있더라구요. 매우 흥미로운 내용도 있고 조찬열씨의 날씨 및 요일에 따른 음식판매량변화에 관한 내용도 있어서 제가 쓴 책 내용과 함께 소개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앵커]

그럼 먼저 비가 오는 날에 많이 팔리는 식품에는 무엇이 있는지 소개해 주시겠습니까?

 

[반기성 센터장]

비가 오는 날에는 그렇지 않은 날에 비해 포장마차 (55%)와 파전 (40%)의 증가율이 가장 눈에 띄었고요.

 

또한 국물이 있는 요리들의 수요도 증가했는데 여기에는 삼계탕·백숙·찜닭(39%), 쌀국수(17%) 등의 음식이 포함됩니다. 이는 일조량이 줄어드는 장마철의 특성으로 생체리듬을 조절하는 호르몬이 변화해 식욕이 증가하기 쉽고 상대적으로 기온이 서늘하기 때문에 체온을 유지하기에 좋은 국물 음식을 선호하기 때문이라고 해요.

 

중국 음식의 경우 27% 증가하였는데 이는 비가 오는 날 배달 음식을 많이 이용하기 때문으로 추측됐고요. 또한 뷔페(15%)의 수요가 증가한 점이 눈에 띄는데 비가 올 경우 장시간 쾌적하게 머무를 수 있는 대형 쇼핑몰의 방문객 수가 들어 그 안에 있는 뷔페의 이용률이 증가한 것으로 추론해 볼 수 있습니다.

 

[앵커]

그렇다면 비가 아니라 눈이 내리는 날에 많이 팔리는 음식에는 무엇이 있나요?

 

[반기성 센터장]

눈이 온 날에는 삼겹살·목살 등 돼지고기(42%)의 수요량이 눈에 띄게 증가했는데 이는 시기상 눈이 오는 겨울에 갖는 연말 송년 모임 때문으로 추정되고요.

 

또한 가족, 지인과 오붓하게 식사할 수 있는 이탈리아 레스토랑(34%)과 패밀리 레스토랑 (27%)의 증가세가 두드러졌다고 해요.

 

이 외에 이슬람 음식 (35%), 지중해 음식(27%)의 수요가 증가했는데 연구진은 이를 눈이 오는 날을 기념해 평소 즐겨 먹던 것이 아닌 새로운 메뉴를 찾아보는 심리가 작용했다고 판단했습니다.

 

반면에 떡 (-78%), 감자탕(-32%) 등의 수요가 감소했으며, 차가운 음식인 냉면(28%), 아이스크림 (-28%)의 감소세도 두드러졌습니다.

 

[앵커]

봄철에 황사가 심할 때 가장 많이 팔리는 것이 삼겹살이 아닌가 생각되는데요. 제 친구들도 황사가 심한 날에는 삼겹살 먹으러 가자고 하거든요?

 

[반기성 센터장]

음식은 날씨와 궁합이 있는 것 같아요. “모래먼지를 씻어내는 데는 돼지고기가 제일이여!” 황사 철이 돌아오면 신나는 음식점이 바로 삼겹살전문점입니다.

 

통계를 보니까 황사가 있는 날이면 그야말로 대박으로 판매량이 두 배 반 이상 늘어난다고 해요. 예전에 탄광에서 일했던 분들이 갱도안에 들어갔다가 나와서 삼겹살에 소주를 마시면서 목안에 있는 먼지를 제거해 준다고 믿었던 것이 정말 효과가 있는 것처럼 전해져 왔는데요.

 

그런데 삼겹살이 황사에 정말 효과가 있는 것일지 궁금하지 않나요?

 

한국식품연구원의 연구에 의하면 돼지고기에 들어 있는 불포화지방산이 몸 안의 중금속을 배출해 준다고 해요. 그러나 너무 믿어서는 안 되는 것이 중금속의 일부는 배출 시키겠지만 폐안에 들어간 황사먼지는 삼겹살이라도 빼내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그러니까 황사날에 삼겹살은 단지 심리적인 위안에 지나지 않는다는 것이지요.

 

[앵커]

날씨만 아니라 계절에 따라서 팔리는 음식도 달라질 것 같은데요. 계절별로 많이 팔리는 음식에는 무엇이 있나요?

 

[반기성 센터장]

봄의 경우 한정식 (34.1%) 수요량이 증가했는데, 이때 신학기와 가정의 달이 있기 때문인 것으로 보입니다. 또한 낙지 (31.5%), 지중해 음식 (30.2%), 비빔밥(29.6%) 등의 수요가 사계절 중 가장 높았습니다.

 

여름의 경우 더위에 지친 몸을 회복할 수 있는 삼계탕(47%)의 수요량이 증가했습니다. 같은 이유로 장어구이·곰장어(37.8%), 전복(37.5%), 오리요리 (36.6%) 등도 증가했습니다. 또한 시원한 냉면(42.8%), 아이스크림(41.2%) 등의 수요는 당연한 것이지요.

 

가을은 맥주·호프(34.1%)의 증가율이 가장 높았으며, 브런치 음식 (27.7%)의 수요가 다른 계절에 비해 높았고요. 겨울은 다른 계절에 비해 해산물의 수요량이 가장 높았는데, 회 (31.2%), 해물탕·해물요리·꽃게(26.6%), 해산물 (23.3%) 등이 그것입니다.

 

또한 회식 및 모임이 잦은 연말인 만큼 사케 (24.2%), 칵테일(24.0%). 와인(20.4) 등의 수요가 가장 높았다고 해요. 요식업을 하시는 분들도 날씨나 계절을 잘 활용한다면 더 많은 수입을 올릴 수 있을 것이라고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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