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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염려증 환자' 10인의 창조적 삶 엿보기

경제·사회 입력 2015-10-23 17:15 조상인 기자 0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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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흐의 '골드베르크 변주곡'으로 유명한 캐나다의 피아니스트 글렌 굴드는 남과의 신체 접촉을 극도로 싫어해 외부와 단절된 채 살았다. 그는 손가락을 다칠까봐 악수까지 거부하는 강박증 환자였는데 그래서 그의 대기실 문 앞에는 갑자기 찾아와 악수를 청하는 사람을 경계하는 안내문이 붙어있곤 했다. 이는 '상상병' 그러니까 '생각의 병'이요, 일종의 '건강염려증'이다. 책은 이를 '심기증(心氣症)'으로 통칭하며 이 상상 혹은 실재의 질병이 우리 몸에 어떤 영향을 끼치고 주변사람과의 관계나 일상에 어떻게 작용하는지를 10명의 창조적 인물들을 예로 들어 생생하게 보여준다.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의 작가 마르셀 프루스트는 약초 연기가 자욱한 어두운 작업실에 스스로를 가두고 살았던 천식환자였다. 팝아트의 선구자 앤디 워홀은 여드름투성이에 딸기코인 자신의 얼굴을 부끄러워했고, 외모 콤플렉스 때문에 미용 시술에 의존했다. 워홀은 몸에 대한 불만과 애착이라는 이중성에 사로잡혔고 나중에는 작품과 영화 제작으로 이를 드러내기도 했다. 아픈 사람이 나 혼자 만은 아니라는 것, 그리고 그런 아픔 속에서도 성공을 쟁취할 수 있다는 점에서 정말 큰 위안을 주는 책이다. 1만8,000원.

조상인기자 ccsi@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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