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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증권합수단 폐지에 대한 아쉬움 안 남길

오피니언 입력 2020-01-15 11:21 양한나 기자 0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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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경제TV=양한나기자]
증권범죄합동수사단 폐지가 발표되자 수사가 진행 중인 신라젠과 상상인그룹의 주가가 요동쳤다.

발표날인 14일 신라젠은 최고 4.94% 상승했고 상상인과 상상인증권은 각각 최고 11.41%, 24.31% 급등하며 전 거래일보다 5.89%, 9.02% 상승 마감했다.

시장은 증권합수단의 폐지를 신라젠과 상상인에 대한 호재로 받아들이는 모습이다. 신라젠의 주식조작사건, 상상인그룹 유준원 대표의 조국 전 법무장관 일가 사모펀드 불법투자 연루 의혹 등을 파헤치고 있는 증권합수단이 아예 없어진다고 하니 수사가 더뎌질 것이라는 판단이 작용한 것이다.

문제는 ‘수사 지연’이라는 시장 참여자들의 기대가 현실화할 가능성이다. 최근 증권범죄 가운데 대표적으로 굵직한 사건으로 꼽히는 ‘신라젠’, ‘상상인’, ‘라임자산운용 횡령’건 등은 증권합수단의 손을 떠나 남부지검 금융조사부로 재배당될 예정이다.

특히 전문성과 신속성이 요구되는 증권 범죄의 수사단을 중도 교체하는 것에 대한 우려부터 신라젠 사건이 현 정권 실세들과 엮여 있어 ‘수사 힘빼기’에 나선다는 의혹까지 제기되고 있다. 조국 일가 사모펀드 투자 관련 수사에 증권합수단의 지원이 있었던 것이 이유라는 말도 나온다.

증권합수단의 존치 필요성에 대한 의견은 엇갈린다. ‘금융범죄는 전문성과 특수성이 요구되는 만큼 합수단은 비(非)직제부서 폐지 원칙 예외가 돼야 한다’는 의견이 지배적이지만 ‘합수단 운영으로 수사 역량이 높아졌다는 객관적인 근거가 없다’거나 ‘금융위 자본시장조사단, 금감원 특사경의 권한 강화로 특별 직제가 따로 필요 없다’는 지적도 나온다.

앞으로 집중해야 할 것은 이들 사건의 ‘수사의 주체가 누구냐’가 아닌 ‘진척’, 말 그대로 결과물이다. 신라젠은 ‘초대형 금융사기’로 일컫어질 정도로 사회적으로 중대한 사안이다. 악재 발표 전 신라젠 임직원들은 보유 주식을 대량으로 매각하며 2,515억원에 달하는 현금을 손에 쥐었고 14만명에 달하는 개인투자자들은 막대한 손실을 봤다.

‘여의도 저승사자’로 불리던 증권합수단의 폐지에 대한 아쉬움이 없도록 사건을 이어 받은 금융조사부의 신속한 수사를 기대한다.
/one_sheep@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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