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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중, 무역전쟁 18개월 만에 1단계 무역합의 서명

경제·사회 입력 2020-01-16 08:17 수정 2020-01-17 10:32 이소연 기자 0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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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2년간 2,000억불 美 제품 구매…美, 대중관세 보류·완화

지식재산권 보호·기술이전 강요금지·환율 등 원칙적 합의

트럼프 “전에 없는 중요한 발걸음”…시진핑 “대화 통해 해법 보여주는 것”

[사진=게티이미지]

[서울경제TV=이소연기자] 미국과 중국이 현지시간으로 15일 무역전쟁 18개월 만에 1단계 무역 합의에 최종 서명했다. 지난해 12월 13일 미중이 공식 합의를 발표한 이후 약 한 달 만이다. 


이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류허(劉鶴) 중국 부총리가 1단계 무역 합의에 서명한 가운데, 이번 합의는 사실상 전면적인 무역전쟁을 벌이던 미국과 중국이 일종의 휴전을 통해 추가적인 확전을 막았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양국이 무역합의에 서명을 하면서 글로벌 경제의 불투명성도 다소 완화될 전망이다.


합의문은 총 96쪽 분량으로 지식재산권, 기술이전, 농산물, 금융서비스, 거시정책·외환 투명성, 교역 확대, 이행 강제 메커니즘 등 8개 챕터로 구성됐다. 중국은 농산물을 포함해 미국산 제품을 대규모로 구매하고, 미국은 당초 계획했던 대중 추가 관세 부과를 철회하는 한편 기존 관세 가운데 일부 제품에 대한 관세율을 낮추는 것이 이번 합의의 골자다. 미국이 제기해왔던 지식재산권 보호와 기술이전 강요 금지, 환율 조작 금지 등에 대한 중국의 약속도 담았다. 


중국은 농산물과 공산품, 서비스, 에너지 등의 분야에서 향후 2년간 2017년에 비해 2,000억달러(231조7,000억원) 규모의 미국산 제품을 추가로 구매하기로 했다. 첫해에 767억달러, 두 번째 해에는 1,233억달러어치를 추가 구매하기로 했다. 세부적으로는 서비스 379억달러, 공산품 777억달러, 농산물 320억달러, 에너지 524억달러 등이다. 중국의 미국산 농산물 구매 계획은 첫해에 125억달러, 두 번째 해에 195억달러 규모다. 2017년에 중국이 240억달러 규모의 중국산 농산물을 구매했는데 2년간 320억달러를 추가 구매하면 2년간 연평균 약 400억달러 규모가 된다. 


미국은 당초 지난해 12월15일부터 부과할 예정이었던 중국산 제품 1,600억달러에 대한 관세를 부과하지 않기로 했다. 또 1,200억달러 규모의 다른 중국 제품에 부과해온 15%의 관세를 7.5%로 줄이기로 했다. 다만 2,500억달러 규모의 중국 제품에 부과해오던 25%의 관세는 그대로 유지한다.


이번 합의에서 중국은 미국 기업들에 대한 기술이전 강요 금지와 기업 비밀 절취에 대한 처벌 강화, 지식재산권 보호 강화, 은행 증권 보험 등 중국 금융시장 개방 확대, 인위적인 위안화 평가절하 중단 등을 약속했다. 미국은 1단계 무역합의 서명 이틀 전인 지난 13일 중국에 대한 환율조작국 지정을 해제하고 관찰대상국으로 재분류했다. 


블룸버그 통신은 “이번 합의는 중국이 지식재산권을 위반한 상품에 대한 판매 중단을 위해 더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기업기술 절취범을 형사 처벌하게 돼 있다”고 전했다. 또 “중국은 이번 합의의 발효 이후 30일 이내에 지식재산권 보호와 관련한 합의 사항을 이행하기 위한 이른바 ‘액션 플랜’을 제출하게 돼 있다”고 덧붙였다. 


다만, 핵심 쟁점 가운데 하나였던 중국 당국의 국영기업 등에 대한 보조금 지급 문제는 이번 합의에서 포함되지 않았다. 미국이 당초 합의문에 담을 것을 주장했던 중국의 불공정 무역관행을 시정하기 위한 법률개정 문구도 포함되지 않았다. 


이번 합의에서 눈에 띄는 대목은 분쟁 해결 절차다. 합의 위반이라고 판단할 경우 실무급 및 고위급 협의를 진행하고, 이를 통해 해결되지 않을 경우 다시 관세를 부과할 수 있는 이른바 ‘비례적인 시정조치’ 권한을 규정했다. 분쟁해결 사무소도 설치하기로 했다. 미국이 이번 합의에서 중국에 대한 추가 관세를 보류하거나 기존 관세를 완화했는데 이를 다시 복원하거나 추가 관세를 부과할 수 있다는 의미로, 미국이 중국의 합의 이행을 강제하기 위해 삽입한 조항이다. 관세 재부과가 선의(good faith)로 취해지는 한 중국이 보복하지 않는다고 규정했다. 이 때문에 합의 미이행 시 관세부과 권한을 규정한 조항은 향후 미중간 합의 이행과정에서 새로운 분쟁의 불씨가 될 수도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미중은 1단계 합의의 이행을 지켜본 뒤 2단계 협상에 돌입할 것으로 관측된다. 특히 트럼프 행정부는 오는 11월 대선까지 1단계 합의를 성과로 내세우는 한편 여전히 부과중인 관세를 지렛대로 활용해 2단계 합의를 위해 중국을 압박할 것으로 보인다.


한편, 이날 무역합의를 서명한 이후 트럼프 대통령은 “오늘 우리는 이전에 중국과 한 번도 해본 적이 없는 중요한 발걸음을 내디딘다”며 이번 합의를 획기적이라고 평가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한 중국과의 2단계 무역 협상이 마무리되면 미중 무역전쟁 과정에서 부과한 대중 관세를 즉시 제거하겠다고도 밝혔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이날 류허 부총리가 대독한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서한에서 “미중 합의는 세계를 위해서 좋다”며 “이번 합의는 미중이 대화를 통해 견해차를 해소하고 해법을 찾을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밝혔다.  /wown93@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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