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탐사][이슈플러스]감옥서 620억 불법모집…범죄 도구는 ‘변호사 접견’

탐사 입력 2020-02-21 16:51 수정 2020-02-21 20:16 전혁수 기자 0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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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7,000억원대 사기행각을 벌여 징역형을 선고받은 수감자가 옥중에서 또 다시 620억원 규모의 불법모집 범죄를 벌인 혐의로 징역형을 추가로 선고받았습니다. 그런데 해당 수감자의 옥중 범행을 도운 게 다름아닌 변호사들이라고 합니다. 어떻게 된 일인지, 취재를 진행 중인 전혁수 기자와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전 기자 어서오세요.


[서울경제TV=전혁수 기자]

안녕하세요.


[앵커]

먼저 어떤 사건인지 설명이 좀 필요할 것 같은데요.


[기자]

네, 7,000억원대의 밸류인베스트코리아 사기 사건으로 12년 확정판결을 받고 서울남부구치소에 수감 중인 이철 대표가 구속기간 중인 2015년 12월 21일부터 2016년 4월 경까지 인공지능 개발업체 비피유홀딩스의 유상증자금을 마련하겠다면서, 비피유 오상균 대표와 공모해 약 620억원을 또 다시 불법 모집 행각을 벌인 사건입니다. 이 대표는 자본시장법 위반 등의 혐의로 추가로 징역 2년 6개월을 선고받았습니다.


[앵커]

교도소에서 복역하면서 옥중에서 또 다시 620억원대의 사기를 또 벌였다는 건데, 이런 일이 어떻게 가능했는지 궁금하네요.


[기자]

저희가 판결문을 확보했는데요, 판결문에 보면 이런 내용이 나옵니다. 제가 그대로 읽어드리겠습니다. “피고인 이철은 2015년 10월 19일부터 2016년 4월 6일까지 구금 기간 동안에도 사내변호사 강모씨와 밸류 영업조직원이자 변호사인 노모씨 등 변호인 접견 기회를 이용해 밸류 관련 내용을 보고받고 직접 구두 지시하거나 서면 결재, 메모 전달 등의 방법으로 업무 지시했다.”


기간을 보시면 불법행위가 벌어진 시기와 변호인에게 업무를 지시한 시기가 일치한다는 점을 알 수 있는데요. 즉, 옥중에서 변호인을 통해 범죄행위를 지시한 것으로 보이는 대목입니다.


[앵커]

변호사가 피고인의 방어활동을 넘어 불법행위를 방조했다는 건데, 황당한 일이네요. 해당 변호사들은 뭐라고 하던가요?


[기자]

제가 두 변호사에게 연락을 취해봤는데요. 노 변호사는 사실이 아니라고 강하게 부인했습니다. 본인도 판결문을 보고 깜짝 놀랐다, 자신이 정말 그러한 혐의가 있었다면 자본시장법 위반을 방조한 혐의로 기소됐어야 하는 거 아니냐고 항변했습니다. 제가 확인한 바로는 노 변호사 본인도 비피유홀딩스 유상증자금 불법모집 당시 투자한 투자자이기도 합니다.


강 변호사는 본인과 직접 연락을 하진 못했고요, 변호사 사무실에서 전화를 받아 “밸류 사건에 대해서는 코멘트 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앵커]

그렇군요. 이게 법조계 은어로 ‘집사 변호사’라는 거죠?


[기자]

네 맞습니다.


[앵커]

과거에도 비슷한 사례가 있었던 걸로 기억을 하는데요.


[기자]

네, 대표적인 사건이 주수도 사건입니다. 이 사건은 주수도 JU그룹 회장이 2007년 2조1,000억원대의 다단계 사기행각을 벌여 징역 12년을 선고받은 사건인데요, 주 회장도 옥중에서 1,100억원대의 추가 사기를 벌인 혐의를 받았습니다. 이때 변호사 2명이 주 회장의 집사변호사 역할을 했다가 징계를 받은 바 있습니다.


최근에는 마약 투약 혐의로 구속된 CJ그룹 장남인 이선호씨가 도마위에 올랐는데요. 지난 9월 4일부터 10월 11일까지 평일 하루에 한두차례씩 변호인을 접견한 것으로 확인돼 황제접견 논란이 인 바 있습니다.


[앵커]

정말 상식적으로 보이진 않는데요. 이런 일이 벌어지는 이유가 뭔가요?


[기자]

법률적으로 방어권 행사를 위한 변호인 접견은 시간이나 횟수의 제한이 없거든요. 피고인에게 주어진 방어권을 악용해 범죄를 벌이고 수감자에게 일종의 휴식시간을 제공하는 등의 일이 벌어지고 있는 거죠.


[앵커]

이게 물론 옥중범죄가 벌어지는 게 정말 큰 문제이기도 하지만, 근본적인 원인을 변호사들이 제공한다는 생각을 떨치기가 어려운데요. 그렇다면 이런 집사변호사들에 대한 처벌은 가능한가요?


[기자]

변호사 품위유지 의무 위반으로 징계가 가능합니다. 변호사법을 보시면요, 제24조 1항에 ‘변호사는 그 품위를 손상하는 행위를 해서는 안 된다’, 제25조에 ‘변호사는 소속 지방변호사회와 대한변호사협회의 회칙을 지켜야 한다’고 돼 있습니다.

변호사협회 회칙 제42조는 변호사 윤리에 대해 규정하고 있는데요, ‘변호사는 그 사명에 따라 성실하게 그 직무를 수행하고 직업윤리를 준수해 품위를 보전해야 한다’고 돼 있고요.

변호사 징계규칙 제9조는 ‘변호사법에 정한 의무를 위반한 경우, 협회 또는 소속 지방변호사회의 회칙에서 정한 의무를 위반한 경우, 직무의 내외를 불문하고 변호사로서의 품위를 손상하는 행위를 한 경우에 징계가 가능하다’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조항들을 종합해서 집사변호사를 징계하는 게 가능하다고 하고요, 제명, 3년 이하의 정직, 3,000만원 이하의 과태료, 견책 등의 징계를 내릴 수 있다고 합니다.


제가 밸류 피해자 단체 대표자와 얘기를 좀 나눠봤는데요, 이번에 문제가 된 변호사들에 대해 대한변호사협회에 징계를 요구한다는 방침입니다.


[앵커]

그런데 사건 내용을 듣다보니 밸류인베스트코리아의 지류 사건으로 보이는데요, 간단하게 어떤 사건이었는지 소개해주시죠.


[기자]

밸류인베스트코리아 사건은 벤처기업에 투자하겠다며 2011년부터 2015년 8월까지 3만3,000여명으로부터 7,000억원대 투자사기를 벌였다가, 이철 대표가 2015년 10월 구속기소돼 징역 12년을 선고받은 사건입니다.


[앵커]

밸류 사건이 정치권을 중심으로 최근 다시 거론된다는 소식도 있던데요.


[기자]

정치권에서 이 사건이 거론되는 이유는 이철 대표가 국민참여당 의정부 지역위원장 출신이었기 때문입니다. 이 대표는 실제로 18대 총선에서 의정부을 출마를 검토했던 것으로 알려졌고요, 


이 같은 인연으로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 등 일부 친노 인사들이 밸류의 명사특강에 강연자로 참석한 적이 있는 것으로 확인된 상태입니다.


하지만 명사특강에 참석했다고 해서 구체적으로 사기 사건에 연루가 됐다고 단정짓기는 어렵습니다. 다만 특강에 참석했던 인사 가운데 노무현 정부에서 국정홍보처장을 지낸 김창호 동국대 석좌교수는 2012년 9월부터 2014년 1월까지 밸류로부터 6억2,900만원의 불법 정치자금을 수수한 혐의로 징역 1년 6개월을 선고받고 복역한 바 있습니다.


[앵커]

그렇군요. 지금까지 전혁수 기자와 이야기 나눠봤습니다.


[기자]

감사합니다. /wjsgurt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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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혁수 기자 경제산업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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