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의 눈] ‘코로나19’에 대기업 면세점 비명…정부는 ‘나몰라’

오피니언 입력 2020-03-13 09:18 수정 2020-04-01 18:38 문다애 기자 0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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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서울경제TV]

[서울경제TV=문다애 기자] 코로나19에 하늘길이 막혔다. 한국을 오는 발길도 끊겼고, 한국인의 발길도 묶였다.

 

지난 9일 인천공항의 이용객은 1만9,716명으로 개항 이래 역대 최저 수준으로 추락했다. 이러자 면세업계는 벼랑 끝에 몰렸다. 여행객 급감으로 손님이 없는 것도 문제인데, 확진자가 다녀가면 영업마저 중단된다. 현재까지 롯데, 신라, 신세계면세점 3사가 입은 피해는 2,000억원 가량으로 추산된다.


문제는 언제 끝날지도 모르는 이 싸움에 정부가 외면하고 있다는 것이다. 면세업계가 임대료 인하를 호소하자 정부는 지난달 27일 관련 방침을 발표했다. 인하 대상은 중소 면세점으로 국한했다. 정작 중견·대기업 면세점은 빠졌다.


지난해 인천공항 면세점 임대수익 중 대기업이 비중은 91.5%에 달한다. 보여주기식 지원책이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정부의 결정에 대기업 면세점들은 계속해서 이전과 같은 높은 임대료를 부담해야 할 처지다. 대기업이라고 코로나19를 피해갈 수 없다.


전염병 이슈는 그 누구도 예측하지 못한 위기다. 기업의 경영상의 이유도, 오너로 인한 이슈도 아니다. 그러나 정부는 대기업에게만 다른 잣대를 들이대고 있다. 정부가 ‘대기업=사회악’ 프레임으로 역차별하고 있다는 볼멘 소리가 나오는 건 당연하다.


정부의 이러한 결정에 벌써 균열이 시작됐다. 최근 진행된 인천공항 면세점 신규 입찰에서 하나투어 자회사인 SM면세점이 포기를 선언했고, 결국 2개의 사업권에서 유찰마저 발생했다.


여기에 롯데면세점은 김포공항 매장을 닫았다. 코로나19 사태로 하루 매출이 100만원대로 추락해 사실상 개점휴업 상태에 놓였기 때문이다. 재개 일정도 불투명하다.


인근 다른 나라와 비교해도 우리 정부의 결정은 이해하기 어렵다는 게 중론이다. 코로나19 사태로 싱가포르·태국·홍콩 등 외국 공항들은 모든 면세업자들의 임대료를 일괄적으로 감면했다. 이전의 국내 사례와도 비교된다. 지난 2009년 신종인플루엔자와 금융위기가 불거진 당시 정부는 인천공항 모든 면세점의 임대료를 10% 인하해준 바 있다.
 
면세점들은 현재 생존을 최우선 과제로 삼고 있다. 롯데·신라·신세계면세점 등 주요 면세점들은 영업시간을 단축했고, 주4일 근무제도 도입했다. 그러나 자구책도 한계를 보이고 있다.


특히 상황은 더 악화되고 있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지난 12일 코로나19를 감염병의 최고 경고 등급인 ‘팬데믹’으로 선언했다. 국경간 이동이 더욱 제한될 가능성이 커 면세점 매출은 더 쪼그라들 전망이다.
 
대기업 면세점이 무너지면 협력사도, 공항 면세점에 입점한 업체들도 막대한 피해를 입는다. 줄줄이 민생 경제에도 타격이 간다는 얘기다. 협력사와 공항 입점 업체까지 임대료 인하 범위를 중견·대기업까지 확대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내는 이유다.


전염병 위기 앞에서는 소상공인도 대기업도 장사 없다. 언제나 대기업에게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다하라며 상생을 요구해온 정부. 이번엔 정부가 상생의 의미를 다시금 되새겨야 할 때다. /문다애기자 dalove@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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