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3기신도시 ‘남양주 왕숙지구’ 가보니…“집값 올랐지만 원성 여전”
경기도 남양주 왕숙지구 전경. [사진=서울경제TV]
[서울경제TV=지혜진기자] “서울 시민의 주거 안정을 왜 남양주에서 하는지 모르겠다.”(왕숙2지구 주민 A씨)
지난달 28일 서울경제TV가
찾은 경기도 남양주 왕숙지구는 3기신도시에 대한 기대감보단 우려가 더 커보였다. 남양주에 지나치게 많은 공급이 쏟아진다는 점과 교통 대책이 시급하다는 점에서다.
그럼에도 3기신도시 발표가 난 뒤 왕숙지구 일대 집값은 많이 오른
모습이다. 특히 주변의 별내지구나 다산신도시 등의 집값이 수혜를 봤다.
왕숙지구는 대부분 개발제한구역(그린벨트)으로 묶인
데다 주택보다는 물류창고가 밀집돼 있어서 인근 지역보다는 가격이 덜 올랐다.
왕숙지구 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왕숙지구는 주택 자체가 별로 없는
지역이라 3기신도시 발표에도 집값이 급격히 오르진 않았다. 땅값의
호가가 오르긴 했는데 인근 다산이나 별내신도시에 비하면 미미한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왕숙지구와 인접한 진접지구 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진접지구의 경우 3기 신도시 발표 후 3~4개월 사이에 호가가 7,000만~8,000만원가량 올랐다. 하지만 가장 많이 오른 건 다산신도시나
별내신도시다”라고 말했다.
실제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다산신도시에 있는 ‘힐스테이트
다산’ 전용 84㎡는 지난해 11월 6억원(19층), 7억500만원(29층)에 거래됐으나 올해 1월에는 7억9,500만원(21층) 8억4,000만원(24층)에
거래됐다. 최소 9,000만원 이상 가격이 오른 것이다.
별내신도시에 있는 ‘별내 푸르지오’
전용 84㎡는 지난해 11~12월 기준 4억6,500만원(16층)~5억원(19층)에 거래됐다. 올해 5월에는 5억2,000만원(13층), 5억5,500만원(13층)에
거래됐다. 최소 2,000만원 이상 실거래 가격이 올랐다.
남양주 왕숙지구 전경. [사진=서울경제TV]
서울경제TV가 찾은 왕숙지구에는 3기신도시에 대한 불만이 적힌 플래카드가 곳곳에 걸려있었다.
왕숙2지구에서 주유소를 운영해 온 한 원주민은 “지난 50년 동안 그린벨트로 묶여 불이익이란 불이익은 다 감수하며
사업을 해왔는데, 하루아침에 헐값에 강제 수용하겠다는 건 용납할 수 없다”며 강경한 태도를 보였다. 남양주에서 61년을 살았다는 그는 지난 2018년부터 ‘남양주 왕숙2지구 주민대책위원회’에서
위원장으로 활동 중이다.
또 다른 원주민은 “현재 한국토지주택공사(LH)와 국토부를 상대로 행정소송 중이다. 3기신도시 개발이 남양주
서민의 주거안정을 위한 계획이라는데, 원주민들을 다 쫓아내는 게 남양주 서민을 위한 것이냐”고 따져 물었다. 이들과 함께 3기신도시에
반대하는 비대위 회원 중에는 다산신도시 개발 당시 왕숙지구로 쫓겨온 사람도 있다. 정부가 왕숙지구를
개발하기로 하면서 다시 한 번 외곽으로 이주해야 하는 상황이다.
교통 대란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높았다. 왕숙지구 일대 한 공인중개사는 “왕숙2지구는 다산신도시랑 붙어있어서 그나마 나을지 모르겠는데 왕숙1지구 같은 경우는 면적은 훨씬 넓은데 교통망 구축이 아직 안 돼 있는 상태다”라며 “교통망을 구축하지 않고 먼저 개발하는 건 반대한다”고 말했다.
실제 지난 2017년부터 다산신도시 입주가 시작되면서 인근 구리시
주민들이 교통 불편을 호소한 바 있다. 3만2,000여가구
규모인 다산신도시의 두 배에 달하는 왕숙지구가 개발되면 더 큰 교통대란이 일어날 수 있다는 것이다.
남양주 왕숙지구는 정부가 정한 5개
3기신도시 중 규모가 가장 크다. 지구면적 1,134만여㎡에 6만6,000여가구가 들어설 예정이다. /heyjin@sedaily.com
지혜진 기자 보도본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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