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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학 상식] 갑작스레 발생한 혈변, 장 질환 발병 가능성

S경제 입력 2020-06-12 13:13 유연욱 기자 0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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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아름다운항외과 제공

대변을 본 후 느닷없이 빨간 피를 발견해 놀라는 이들이 많다. 평상 시 별다른 건강 이상 증세가 없었음에도 불구하고 갑작스레 혈변을 경험하여 당황하는 것이다.

 

혈변 발생 원인은 다양하다. 가장 먼저 생각해볼 수 있는 일차적인 혈변 요인으로 치질을 꼽을 수 있다. 특히 항문이 찢어진 상태인 치열 발병 가능성이 높다. 변비로 인한 괄약근 압력 증가 또는 기타 물리적 자극에 의해 항문 입구 주변 열상이 발생해 배변 시 출혈을 일으키는 것이다.

 

그러나 항문 주변에 별다른 이상 증세가 없음에도 불구하고 혈변이 나타났다면 대장 내부 병증을 체크하는 것이 필수다. 대변에 피가 섞여 나오는 증상이 곧 위장관 출혈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다만 위장관 출혈 부위에 따라 혈변 색의 차이가 두드러진다. , 십이지장 등 상부위장관의 출혈이라면 배출까지 긴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에 흑변이 나타날 가능성이 높다. 반면 혈변 색이 붉다면 결장, 직장의 병증과 관계가 깊다. 배출 과정이 길지 않아 혈액의 색 변화가 거의 나타나지 않는 셈이다.

 

혈변을 일으키는 요인으로 대장 게실증, 염증성 장 질환 등이 꼽힌다. 대장 게실증은 대장 벽 일부가 꽈리 모양으로 돌출된 증상이다. 여기서 말하는 게실이란 장기의 벽 일부가 바깥으로 볼록하게 돌출된 상태를 뜻하는데 이러한 현상이 대장에서 관찰됐다면 대장 게실증 진단을 내린다.

 

대장 게실증은 병증에 따라 크게 가성 게실, 진성 게실로 구분한다. 이 중에서 주목해야 할 것이 바로 가성 게실이다. 선천적으로 발생하는 진성 게실과 달리 가성 게실은 불규칙한 식습관, 고지방·저섬유질 음식 섭취가 주된 발병 요인이기 때문이다. 섬유질이 부족한 식생활이 대표적인 위험 인자로 꼽히는데 변비를 부추겨 대변이 딱딱하게 경화되고 나아가 대장 내부 압력을 높여 게실증을 유발한다고 알려져 있다. 대장 게실과 동시에 해당 부위에 염증이 발생하면 출혈을 야기해 혈변으로 이어질 수 있다.

 

염증성 장 질환은 대장에 발생한 원인 불명의 만성 염증으로 궤양성 대장염, 크론병이 대표적이다. 특히 궤양성 대장염은 대장에 발생하는 만성 염증으로 미만성 궤양에 의한 혈변을 초래하는 것이 특징이다. 크론병은 장의 모든 층을 침범하는 만성 염증성 장 질환으로 대장 또는 항문 궤양에 의한 출혈을 일으킨다.

 

혈변을 경험했다고 하여 무조건 게실증, 장 질환으로 자가 진단하기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가장 먼저 위장관 출혈 발생 위치를 찾는 것이 중요한데 40세 이상 중장년층이거나 대장암 가족력을 보유한 경우라면 반드시 정밀 검사 및 맞춤형 치료를 실시해야 한다. 게실증, 장 질환 외에 혈관형성이상, 대장암 등의 발병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에 대장내시경 검사로 이를 정확하게 감별하는 것이 필수다.

 

특히 게실증 환자 일부가 혈변 외에 뚜렷한 임상적 양상을 나타내지 않는다는 점, 크론병의 기질적 원인이 명확하게 밝혀지지 않았다는 점도 경각심을 가져야 하는 대목이다. 게실증, 염증성 장 질환 등을 뒤늦게 발견하거나 치료를 미루고 방치할 경우 천공, 농양, 폐색증 등의 추가 합병증을 일으킬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 검사 정확도를 높이기 위해 대장내시경 검사를 비롯하여 구불결장경, 소장조영술을 병행할 수도 있다. /유연욱 기자 ywyoo@sedaily.com

 

도움말: 김성래 원장(산본 아름다운항외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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