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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도대체 커피는 어디에 있는 거야?

오피니언 입력 2021-02-22 11:21 수정 2021-02-22 11:24 enews2 기자 0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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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현경 컨설턴트. [사진=한국커피연합회]

느닷없이 세계지도? 사실 커피를 시작한지도 언 8년이 지나가고 있음에도 아직까지도 헷갈리는 세계 나라의 위치. 세계사에 별 관심 없었던 내겐 세계나라의 위치도 어렵다? 하지만 커피를 알고자 한다면 처음으로 접하게 되는 부분은 우리가 그렇게 손에서 놓지 못하는 커피는 어디서 오는가? 일듯하다.

 

커피는 열대, 아열대성기후에서 자라는 것으로 적도를 중심으로 북위25도 남위25도에 365일 내내 기온이 따뜻해야 볼 수 있는 열매라서 우리나라와 같이 4계절을 가지고 있는 나라는 재배하기가 적합하지는 않다. 물론 우리나라에도 커피농장이 크지는 않지만 있다. 대부분 비닐하우스에서 재배하는 아이들이라서 365일 1년 내내 직접적으로 햇볕을 받는 커피나무와는 무언가 달라도 한참 다르지 않을까 싶다.

어렸을 적 감자칩을 만들어보겠다고 마당에 소쿠리를 놓고 얇게 썬 감자를 햇볕에 말려 본 적이 있다. 생각 밖으로 잘 말랐고 적은 양이었지만 맛나게 튀겨 먹은 기억이 있다. 해서 그 기억으로 일전에 똑같이 얇게 감자를 썰어 말려보았다. 하지만 예상 밖으로 잘 되지 않았다. 그 땐 내가 무언가 잘못했나 싶었다. 정확한것은 아니지만 지금 생각해보면 직접닿은 햇볕과 간접으로 닿은 햇볕이 아닐까 싶다. 예전처럼 마당이 있는 집이 아닌 아파트에 살다보니 강렬한 햇볕사이에는 창문이라는 것이 있었다. 더군다나 이렇게 추운때는 창문을 열고 햇볕을 받아낸다는 건 쉽지 않다. 특히나 커피나무들은 말이다. 커피나무는 조금만 추워져도 바로 냉해를 입기때문이다.

지금 우리 집에두 그루의 커피나무가 같이 살고 있는데 이 아이들은 싹을 틔운 지 6개월 만에 데려온 아이들. 3번째 겨울을 나는 중이다. 해마다 겨울이 되면 냉해 입을까 걱정걱정하며 보냈다. 올 겨울이 지나면 꽉 채운 3년을 지나는데 혹시나 이 아이들 체리(커피열매를 커피체리라고 한다)를 보여줄까? 커피체리는 성질 급한 녀석은 3년이 되면 열매를 맺기 시작하지만 평균적으로는 5년 정도면 열매를 맺는다. 성질 급한 나도내년에 체리를 볼 수 있을까? 하는 맘으로 아이들한테 “꼭 보여줘. 아~ 보고 싶어”라고 말한다. 왠지 아이들이 들어줄 것 같은 생각에...

이 두 아이들(커피나무)을 키우면서 늘 책에서만 접했던 내용들을 하나씩 접하면서 새롭게 알아가는 재미가 쏠쏠하다. 어렸을 땐 할머니가 키우던 화초만 접했던 터라 아이들이 죽는다는 것을 본적이 없어서 그냥 물만 주면 크는 줄 알았다. 사실 지금 키우고 있는 이 두 그루의 커피나무가 처음은 아니었다. 한참 전에 키우겠다고 했다가 냉해로 먼저 보낸 아이들이 있었던 터라 이번에 애지중지 키우는 중? 열심히 물도 주고 거름도 주고 여기저기 물어도 보고 커피모임 카페에도 가입해서 열심히 읽어보기도 하고 분 갈이도 3번쯤 해주고...사실 3번째 분갈이때 너무 힘들었다.

아이들은 생각보다 너무 잘 크고 있는데...집이 너무 작은 듯 해서 큰 집으로 이사를 하는 게 좋을 것 같아 큰 맘먹고 양재동 꽃 시장에 가서 재료 구해다가 거실을 흙으로 초토화시켜가며 분 갈이를 해 주었다. 분 갈이를 하면서 좀 걱정했던 것이 현실로 다가왔다. 분 갈이를 하면서 아이들의 잔뿌리가 심하게 뜯겨 나간 게 계속 찜찜했는데 그날은 쌩쌩하니 좋았다. 다음날 아침 아이들의 잎이 몽땅 물먹은 빨래처럼 축 쳐져서 당장이라도 아래로 떨어질 기색이었다. 혹시 분 갈이하면서 물이 적었나? 거름이 필요한가? 싶어 물도 주고 거름도 주고...하지만 아이들의 잎은 좀처럼 일어서지 못하고 있어서 커피모임 카페에 어찌된 일이지 물어보았더니 세상에 분 갈이로 몸살 앓고 있는 거란다...

세상에 사람도 아닌데 무슨 몸살? 하긴 덩치가 너무 커져서 화분에서 뺄 때 뿌리 다치지 않게 하려고 나도 엄청 힘들긴 했는데 아이들은 그게 더 힘들었던 모양이다. 내 질문에 댓글 달아주신 분 중에 한분이 어차피 밖에서 그냥 막 자라는 것이 아니라 집에서 정성 먹고 크는 아이들이니 열심히 바라봐주고 아껴주고 신경 써 주면 회복할 거라는 말에 애기 다루듯 아프지 마라 힘내라 잘 견뎌라 잎도 쓰담 쓰담 해주고 한 시간이 1달 반쯤?지났을까 아이들이 조금씩 힘을 내는 것이 보였다.

예전에 우리가 마시는 물에 예쁜 말을 하면 결정체가 선명하고 예쁘지만 나쁜 말을 하면 물의 결정체가 선명하지도 않고 이상하게 보인다고 어디선가 들었다.그래서 커피나무들에게도 늘 잘 커라 건강해라. 예쁘다...아기한테 하듯 이런 말들을 건네곤 한다. 모든 것이 무릇 이득이 되든 되지 않든 긍정의 힘은 모든 것을 바꾸는 힘이 있다고 믿는다. 지금은 다행히도 잎들도 파릇 파릇하고 새잎도 열심히 나고 있고...이 와중에 게이샤 품종 체리와 열로버번 품종 체리를 분양 받았다.

예전부터 체리의 모양이나 구성, 구조 등을 책에서만 보았으니 강사라고 하지만 실물을 본적도 없고 봤다고 해도 다 말린 샘플링뿐 특히나 갓 수확한 체리는 더욱 더 그랬다. 체리부터 시작해서 키우는 것을 본적도 없고 모든 게 궁금증에서만 머물고 있을 때 우연히 체리를 분양 받았다. 체리가 도착하자마자 증명사진부터 한 장 찰깍 박고 고민을 시작한다.
어떻게 심을까...기본적으로 알고 있는 것은 파치먼트에서 발아시킨 후 땅으로 옮겨 심는 방법인데 도착한 체리가 여러 개라 방법을 달리해서 심어보기로 했다.

일단 커피체리의 구조는 우리가 처음 접하게 되는 빨간색 열매 외과피(겉껍질)이다. 모든 체리가 같은 크기는 아니지만 대략 유리구슬? 어릴적에 가지고 놀던 작은 유리구슬 정도라면 감이 올까? 이 외과피 바로 안쪽에 과육(중과피) 즉, 동물들이 먹는 부분이라고 설명하면 좋을까? 해서 나도 먹어봤다. 아주 살짝 단맛이 나면서 거북하지 않은 숲속에서 나는 풀잎향이 난다. 나중에 지금 크고있는 내 아이들이 체리를 보여주면 빨갛게 익기 전에 하나쯤 따서 맛보고 싶다. 누군가는 익기 전의 체리는 땅에 떨어진 은행처럼 냄새가 고약하고 떫은맛이 난다고…나도 나도 확인하고 싶다.

이 과육을 먹고 나면 투명한 껍질이 나오는데 이건 파치먼트라고 하고 보기보다 꽤 두껍다. 손으로 까기도 쉽지 않다. 감을 먹고 나면 나오는 감씨를 덮고 있는 미끈덩한 것(점액질)과 비슷하다고나 할까? 열매를 반으로 쪼개어 파치먼트를 싸고 있는 생두를 보면 파치먼트가 투명한 것을 알 수 있다 이 파치먼트는 말리고 나면밝은 누런 색으로 변한다. 지금 나는 커피나무를 만들기 위해 받은 체리를 여러 가지 방법으로 싹을틔기 위해 작업을 한다.

과연 이 아이들이 잘 발아되어 싹을 틔우고 자랄 수 있을까? 꽤나 긴 시간을 기다려 줘야 한다고는 하는데...나의 인내심은 어디까지 일까?


◆신현경컨설턴트는
한국커피연합회 통합커피교육기관(UCEI) 교육평가위원을 역임했으며, 현재 치타커피몰 자문, 각종 강연을 통해 바리스타를 양성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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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news2 기자 인터넷뉴스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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