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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줌인 부동산] 강남 빌딩 재심…현직 검사 부실수사 의혹

부동산 입력 2021-03-02 21:54 설석용 기자 0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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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심 요청 당시 담당 검사 부실수사 의혹

불기소처분된 사건 관련 소송 재심 결정

‘핵심 증언’ 추가 수사 이뤄지지 않아

해당 사건 불기소처분 뒤 신속히 등기 이전

현직 검사·우병우 등 공수처 고소장 접수

[사진=서울경제TV]

[앵커]

4,000억원대 강남 빌딩 소유권을 놓고 시행사인 시선RDI 측이 사건 관련인들에 대한 고소를 진행하고 있는데요. 최근에는 현직 검사에 대한 고소장을 공수처에 접수했습니다. 시선RDI가 지난 2018년부터 사건 재심을 위해 고소장을 접수했는데, 당시 담당 검사가 부실 수사를 했다는 의혹이 제기하고 나섰습니다. 부동산부 설석용 기자와 자세한 얘기 나눠보겠습니다. 설 기자 나와 계십니까.

 

[기자]

네, 안녕하세요.

 

[앵커]

시선RDI가 현직 검사에 대한 고소장을 공수처에 접수했다고요. 내용 좀 전해주시죠.

 

[기자]

네, 아시다시피 4,000억원대 강남 고가 빌딩에 대한 소유권을 놓고 벌어지고 있는 재심 관련 내용입니다. 지난 1월 시행사인 시선RDI가 요청한 재심 2건이 모두 개시됐습니다. 시선RDI 측이 2018년 10월부터 재심을 요청해왔었는데요. 시선RDI는 당시 이 사건에 배당된 검사가 부실 수사를 했다는 주장을 펼치고 있습니다.

 

일단 내용을 정리해드리면요. 의혹이 제기된 부분은 2019년 1월부터 3월까지의 수사 과정입니다. 먼저 재심 요청 이후 최초 배당됐던 검사가 있었는데 2019년 1월 12일 A검사로 재배당됩니다. 검찰 수사 과정에서 담당 검사가 바뀌는 건 특별히 이상할 일은 아닌데요.

 

A검사는 당시 시선RDI가 접수한 4건의 고소건 모두 불기소처분을 합니다. 검사 판단 하에 사건 기각은 문제가 되지 않습니다. 다만 이 고소건 모두 현재 재심과 관련된 것들이기 때문에 당시 검사의 판단이 잘못됐을 수 있다는 지적은 가능합니다.

 

[앵커]

그러네요. 수사 담당 검사가 불기소처분한 사건을 대법원에서는 검토한 거네요. 그리고 관련 사건에 대한 재심이 시작됐고요. 그렇다면 당시 검사의 과실 여부에 대한 책임 소지도 있을 수 있겠는데요. 당시 수사 과정에서도 좀 매끄럽지 못 한 부분이 있었다고요.

 

[기자]

네, 취재 결과 당시 수사 과정도 매끄럽지 못 한 부분이 있었는데요. 시선RDI는 사기, 횡령, 배임 등에 대해 하나은행과 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 두산중공업, 군인공제회장, 한국자산신탁 등을 고소했습니다. 이번 재심에서 다뤄질 핵심 관계자들입니다.

 

시선RDI 측에 따르면 최초 배당된 검사실 조사관이 두산중공업 관계자와 시선RDI 측에 대한 대질심문을 진행합니다. 여기에서 결정적일 수 있는 증언이 나오는데요. 이 사건의 핵심은 두산중공업이 시선RDI의 채무를 대위변제하고 1순위 우선수익자를 주장한 거죠. 이 과정에서 채무자인 시선RDI는 이 사실을 전혀 몰랐고, 사전 협조나 동의가 없었다는 게 맹점입니다.

 

그런데 이 대질심문 과정에서 두산중공업 관계자가 대위변제 계획을 은행 측과 미리 협상했을 수도 있다는 식의 증언을 합니다. 또 시행사의 채무에 대한 보증을 더 이상 서지 않겠다는 주장을 하는데요. 두산중공업은 시선RDI의 채무에 대한 보증을 이미 설 자격도 없었고, 대위변제 계획을 세우면서 시선RDI와는 의논하지 않았다는 정황이 드러난 거라고 볼 수 있습니다. 이때 시선RDI는 신용공여약정에 따라 대출을 받았기 때문에 두산중공업은 대출 관련해서는 어떠한 자격도 없었다는 게 시선 측 주장입니다.

 

이 대질심문 과정에서 나온 증언들은 두산중공업과 당시 외환은행 측이 사전 모의한 거라고 볼 수도 있는 중요한 부분이라 반드시 따져볼 필요가 있거든요. 그런데 앞에서 말씀드린 A검사는 이 부분에 대해 추가 수사를 진행하지 않았고, 나머지 사건들도 함께 불기소처분을 합니다. 배당 검사가 바뀌어도 고소장과 첨부 자료 특히 이런 수사 기록 등은 함께 공유가 돼서 살펴보는 게 당연할 텐데요. 당시 이 검사실에서는 이 부분에 대해 심각하게 받아들이지 않은 것 같습니다. 현재 재심에서 가장 중요하게 다뤄질 부분 중 하나이기 때문에 부실 수사 의혹을 낳고 있는 겁니다.


[앵커] 

4건의 고소장이 모두 기각된 뒤 건물 소유권이 빠르게 이전된다고요. 자세히 설명 좀 해주시겠습니까.

 

[기자]

네, 중요한 부분인데요. 검사가 고소 사건 모두 불기소처분한 이후 해당 건물 소유권이 하나은행으로 빠르게 넘어갑니다. 2019년 2월 8일에 해당 사건이 불기소처분된 결과를 시선RDI는 2월 14일에 통보 받습니다.

 

등기 이전을 신청하려는 노력은 그 전부터 이뤄진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소유권이전을 위해 관할 구청인 서초구청에 집합건물대장 및 토지대장 등 필수 서류를 발부받은 일자를 확인해보니 2월 8일과 2월 11일이었습니다. 시선RDI가 불기소처분결정 통보를 받기 전에 이미 소유권이전을 위한 준비가 이뤄지고 있었던 겁니다.

 

이 부분에 대해서 시선 측은 의혹을 제기하고 있는 건데요. 이미 서로는 사건 불기소 사실을 공유하고 건물 등기 이전을 준비한 것이라는 주장입니다. 마치 기다렸다는 듯이 건물 등기 이전이 일사천리로 진행되기 때문에 합리적 의심이 들 수밖에 없다는 겁니다.

 

이에 대해 시행사인 시선RDI 김대근 대표는 지난 달 26일 해당 검사와 사건 관련인들 중 고위공직자들에 대한 고소장을 공수처에 접수했습니다. 여기에는 위 언급된 검사를 비롯해 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 김진훈 전 군인공제회장과 서초구청과 서울중앙지방법원 등기국의 당시 결정권자 등 성명불상의 고위공직자가 피고소인으로 포함됐습니다. 신임 공수처장이 임기를 시작한 지 얼마 되지 않아 벌써 수백건의 고소장이 접수된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접수 당시 공수처 내부에서도 현직 검사가 포함돼 있기도 해 이 사건에 대해 조심스러워 하는 분위기를 느낄 수 있었습니다.

 
물론 수사가 언제 시작될지, 얼마나 빠르게 진행될지 의문이고 이 수사가 착수할지 여부도 불투명합니다. 하지만 지난 1월 재심이 개시됐고, 이달 중 두산중공업과 한국자산신탁에 대한 본격 재판이 시작되기 때문에 공직 사회에서 관망하지만은 못 할 거란 관측도 나오고 있습니다.

 

[앵커]

강남의 초고가 빌딩에 대한 재심이 이달 본격화될 예정인 가운데 사건 관계자들은 점점 더 긴장 국면에 들어가는 모습입니다. 시행사인 시선RDI 측이 사건 관계자들과 관련 기관에 대한 추가 고소를 진행하고 있어 재심 법정은 그야말로 피 튀기는 혈전이 될 것으로 예상되는데요. 공수처에서 다뤄질 만큼 고위공직자의 상급 기관들이 연루돼 있어 앞으로 이들의 소송전에 업계 관심이 커지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부동산부 설석용 기자였습니다. 수고했습니다.

 

[기자]

네, 감사합니다. /joaquin@sedaily.com

 

[영상취재 강민우·김서진 / 영상편집 이한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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