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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법에 막힌 주택공급의 대안 ‘소규모주택정비사업’

오피니언 입력 2021-11-25 09:46 enews2 기자 0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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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진우 (주)오비스트 대표. [사진=오비스트]

대한민국에서 정비사업(재개발, 재건축)을 규율하고 있는 상위법은 2003년 7월에 시행된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이다.


가로주택정비사업은 법에 2012년 8월 “노후·불량건축물이 밀집한 가로구역에서 종전의 가로를 유지하면서 소규모로 주거환경을 개선하는 가로주택정비사업 방식을 새로이 도입한 사업”으로 이때의 조합설립 동의 요건은 ‘가로주택정비사업의 경우에는 토지등소유자의 10분의 9 이상 및 토지면적의 3분의 2 이상)의 동의를 얻어 시장, 군수의 인가를 받아야 한다’이다.


하지만 당시의 가로주택정비사업은 조합설립 동의요건이나 층수 제한 등 규제 상황이 많아 활성화되지 못했다. 이 후 정부의 부동산 정책기조가 바뀌고 또 서울시의 주택 정책이 대규모 개발 방식을 지양하면서 많은 정비예정구역이나 정비구역 지정이 되었던 곳들이 지정해제됐다.


주택공급에 대한 여론이 높아지던 2018년 2월에 도심 주택공급의 대안으로 ‘빈집 및 소규모 주택정비에 관한 특례법’이 제정됐다(소규모주택정비법). 제정 목적은 법에 나와 있는 것처럼 방치된 빈집을 효율적으로 정비하고 소규모주택 정비를 활성화하기 위하여 필요한 사항 및 특례를 규정함으로써 주거생활의 질을 높이는 데 이바지하는 것이다.


법에 의한 소규모주택정비사업에는 네가지 사업이 있다. 법에서 정한 절차에 따라 노후ㆍ불량건축물의 밀집 등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요건에 해당하는 지역 또는 가로구역(街路區域)에서 시행하는 자율주택정비사업, 가로주택정비사업, 소규모재건축사업, 소규모재개발사업 등이다. 즉 대규모 개발이 힘든 소규모(1만m²미만)의 낙후된 지역(노후ㆍ불량건축물의 수가 해당 사업시행구역 전체 건축물 수의 3분의 2이상)의 소규모주택정비 활성화를 위한 특례법이 제정돼 시행된 것이다.


기존의 재개발이나 재건축과 같은 정비사업에 반드시 필요했던 정비기본계획수립, 정비구역 지정, 조합추진위원회 단계가 생략돼 빠른 사업 진행이 가장 큰 장점이다.


또한 가로주택정비사업은 법에 정해진 규정 외에는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을 준용하고 있다. 법56조를 보면 “‘재개발사업’은 ‘자율주택정비사업, 가로주택정비사업 또는 소규모재개발사업’으로, ‘재건축사업’은 ‘소규모재건축사업’으로 본다” 고 규정하고 있다.


이 중 소규모재건축 사업은 기존 재건축사업과 조합설립 동의 요건이 같다.


그런데 가로주택정비사업은 너무 엄격한 조합 설립 동의 요건 때문에 사업들이 법 제정 목적과는 다르게 ‘소규모의 공동주택’ 위주의 빠르고 쉬운 지역 위주로 소규모로 진행되고 있어, 또 다른 ‘난개발’을 급속하게 진행 시킨다는 점에서 심각한 우려가 되지 않을 수 없다.


소규모재건축사업은 “토지등소유자는 조합을 설립하는 경우 주택단지의 공동주택의 각 동별 구분소유자의 과반수 동의와 주택단지의 전체 구분소유자의 4분의 3 이상 및 토지면적의 4분의 3 이상의 토지소유자 동의를 받아 시장ㆍ군수등의 인가를 받아야 한다”고 돼있다. 즉 법으로 정한 ‘주택단지’에서 가능한 사업이다.


그런데 가로주택정비사업을 진행하는 가로구역이나 사업시행구역에는 공동주택과 단독주택이 혼재돼 있는 것이 일반적이다.


현재 특례법 상 가로주택정비사업의 출발이자 가장 어려운 조합설립인가요건은 가로주택정비사업의 토지등소유자는 조합을 설립하는 경우 토지등소유자의 10분의 8 이상 및 토지면적의 3분의 2 이상의 토지소유자 동의를 받아 시장ㆍ군수등의 인가를 받아야 한다는 점이다. 이 경우 사업시행구역의 공동주택은 각 동별 구분소유자의 과반수 동의를, 공동주택 외의 건축물은 해당 건축물이 소재하는 전체 토지면적의 2분의 1 이상의 토지소유자 동의를 받아야 한다고 돼있다. 바로 후단의 “공동주택 외의 건축물은 해당 건축물이 소재하는 전체 토지면적의 2분의 1 이상의 토지소유자 동의를 받아야 한다”는 조문이 사업의 빠른 진행을 막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통상적으로 사업구역내에 있는 빌라라고 통칭되는 낡은 다세대나 연립주택(철근콘크리트 노후 불량 건축물 기준은 30년)의 소유주들은 이런 개발 사업을 환영한다.


하지만 단독주택을 소유한 소유자는 일반적으로 반대가 더 많다. 왜냐하면 단독주택이 자리한 토지면적이 공동주택보다 더 크기 때문에 막연히 손해를 본다는 생각이 지배적으로 많기 때문이다.


반면, 노후ㆍ불량건축물이 밀집한 가로구역의 가장 큰 문제는 주차난과 보안 문제다. 그래서 대다수 주민들은 이런 소규모이지만 주거환경을 개선하는 사업에 찬성한다.


하지만 현실은 녹록치 않다. 사업시행구역 면적이 작기 때문에 소수의 단독주택 소유주들이 반대를 해도 조합설립 동의요건에 미달되기 때문에 전체 사업이 진행할 수 없는 것이 심각한 현실이다. 그래서 서울시나 수도권 대부분의 가로주택정비사업구역이 공동주택 위주로 소규모로 사업이 진행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서울시를 예로 들어보겠다. 서울시 홈페이지에 제공되고 있는 현재 2021년 10월 기준 서울시 가로주택정비사업 추진현황을 보면 서울시에 등록된 가로주택정비사업은 사업이 완료된 곳이 11군데이고, 현재 진행중인 곳이 108곳이다. 물론 훨씬 더 많은 숫자의 사업장이 추진 중이다.


그런데 사업 완료된 11곳의 평균 사업구역 면적은 2,274.36m²(약688평이)다. 또한 11곳의 사업장 모두 기존의 낡은 공동주택들이다. 즉 기존 낡은 다세대나 연립주택을 헐고 흔히 말하는 ‘나홀로 아파트’ 한 동만 짓는다는 얘기다. 또 다른 난개발을 야기시키고 있는 셈이다.


하지만 가로주택정비사업은 법에 정해진 규정 이외는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을 준용한다고 한 것처럼 가로주택정비사업은 재개발사업처럼 공공성이 더 강조되기 때문에 조합원 자격도 ‘강제 조합원’이다. 그렇다면 현재 재개발사업의 조합설립 동의 요건인 “토지등소유자의 4분의 3 이상 및 토지면적의 2분의 1 이상의 토지소유자의 동의를 받아 시장ㆍ군수등의 인가를 받아야 한다”로 조합설립요건을 완화하는 것이 타당할 것이다.


도심지 주택공급의 대안으로 특례를 주면서 주거환경 개선을 목표로 제정된 특례법이 이런 경직된 법 조문으로 또 다른 난개발을 불러와서는 안된다.


[이진우 (주)오비스트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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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news2 기자 인터넷뉴스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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