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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기성의 날씨와 경제] 기업들의 탄소중립, 의지 없이 선언만

경제 입력 2022-03-21 21:44 정훈규 기자 0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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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윤석열 20대 대통령 당선인은 현 정부가 작년 10월 G20로마정상회의에서 2018년 기준 국가 온실가스 감축 목표(NDC)를 40% 줄이겠다고 한 것에 대해 과도한 목표라고 한 바 있는데요. 우리나라 경제사정과 경제인들과의 협의를 통해 감축목표를 조정하겠다고 합니다.

그런데 기후관련 전문가들은 기후변화에 적극적으로 대응하는 것이 오히려 경제적으로 더 낫다고 말한다고 하는데요.

그래서 오늘은 이 이야기를 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케이웨더 반기성 센터장 나왔습니다.

기후변화에 대응하는게 경제적으로도 더 낫다는 근거는 무엇인지요?

 

[반기성 센터장]

우리나라의 많은 경제인들이 기후변화에 대응하기 위한 전환 과정에서 드는 비용을 우려하고 있는데요. 그러나 지금 비용이 들더라도 기후변화에 대응하는 것이 경제적으로 더 유리하다는 연구결과가 있습니다.

유럽중앙은행(ECB)은 작년 9월에 ‘경제 전반 기후 스트레스 보고서’에서 기후변화를 막기 위한 새로운 정책이 도입되지 않는다면 자연 재해로 인한 유럽 국내총생산(GDP) 손실이 10%에 달할 수 있다고 발표했는데요.

 

반면 기후변화 전환 리스크에 따른 GDP 손실은 2%에 불과하다고 주장합니다. 보고서는 “기후변화에 조기 대응하는 것에 분명한 이익이 있다. 탄소중립 경제 전환을 위한 정책을 일찍 채택하는 것은 보다 효과적인 기술에 대한 투자와 실행을 하는데 유리하다”고 말합니다.

 

딜로이트 기후연구소가 작년 9월에 발표했던 보고서를 보더라도 기후변화에 대응하지 못할 경우 우리나라는 앞으로 50년 동안 935조원의 손실을 볼 것이라고 예측했었는데요. 이들은 기후위기로 인해 기온상승이 생기면 당장 노동자의 업무 및 생산성이 악화되고, 사망률과 질병률이 높아지고, 기후재난으로 인해 토지 생산성이 떨어지고 집이나 공장, 인프라 등 기존 자산을 복구하는 데에 돈과 시간이 투입되면서 새로운 투자가 어려워진다고 봅니다.

 

[앵커]

실제로 기후위기를 극복하려고 하는 기업들의 움직임도 꽤 많지 않습니까?

 

[반기성 센터장]

애플이나 구글등은 이미 탄소중립을 실현했고, 또 이시간에 소개했었지만 아마존(Amazon)과 글로벌 옵티미즘(Global Optimism)이 공동으로 설립한 ‘기후서약(Climate Pledge)’은 기업들이 2040년까지 탄소중립을 이루겠다는 모임이구요.


또 RE100도 있는데 기업이 사용하는 전력량의 100%를 2050년까지 풍력·태양광 등 재생에너지 전력으로 충당하겠다는 목표의 국제 캠페인도 있구요. 기후위기를 극복하는 방법으로 ESG 경영등이 많은 기업들이 호응을 얻는것과 함께 비콥인증 같은 것도 결국 기후위기나 환경보전등을 같이 해나가는 기업들의 움직임이지요.

 

그런데 올해 2월에 네이처에 게재된 보고서를 보니 작년 11월 26차 당사국총회에서 2050년 이전에 탄소중립을 선언한 국제적인 대기업들 중에 실제로는 탄소중립을 위한 행동이 너무 미흡하다고 하더라구요.

 

[앵커]

그러니까 대외적으로 탄소중립을 빨리 이루겠다고 선언한 대기업중에서 많은 기업들이 약속한 목표에 미치지 못하는 내부목표를 가지고 있고 또 탄소중립을 이루려는 의지도 약하다는 거지요?

 

[반기성 센터장]

작년에 탄소중립을 이루겠다고 약속했던 25개 기업이 전 세계 온실가스 배출량의 약 5%를 담당하고 있다고 해요. 정말 엄청난 수치이지요.

 

그런데 독일 쾰른에 본부를 둔 과학연구소와 브뤼셀에 본부를 둔 비영리단체 카본마켓워치와 공동으로 기업들의 탄소중립을 분석했습니다. 그랬더니 덴마크 해운 대기업 머스크, 영국 통신회사 보다폰, 독일 통신회사 도이체텔레콤 등 3개사만이 탄소를 완전히 제거하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밝혔다고 해요.

 

25개 업체 중 13개 업체는 향후 수십 년 동안 배출량을 100%가 아닌 40%만 줄이겠다는 세부계획을 가지고 있고 나머지 9개 기업들은 아예 탄소중립을 위한 명확한 세부 사항을 제시하지 않더라는 것이지요.

 

이번에 분석한 25개 기업 중 상당수가 내부적으로는 배출량을 줄이기 위해 노력하지만, 제품 사용으로 인한 에너지 소비 등 광범위한 환경 영향을 인정하는 기업은 거의 없었다고 해요.

 

예를 들어 브라질 식품 대기업인 JBS는 자사의 쇠고기 사업이 삼림 벌채에 기여하지 않도록 확실히 하겠다고 약속했음에도 자체 사업장에서 배출하는 온실가스만 보고하고 공급업체의 광범위한 네트워크에서 배출되는 온실가스는 보고하지 않고 있다는 것이지요.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도 글래스고 정상회담에서 이와 비슷한 우려를 공개적으로 표명하기도 했는데요. 유엔에서는 앞으로 기업들과 도시와 주와 같은 비국가적 단체들로부터 기후 약속을 측정하고 분석하기 위한 명확한 기준을 마련하기 위해 전문가 패널을 임명하겠다고 밝혔지요. 기후 과학자인 수라비 메논은 “그것은 올바른 방향으로 가는 한 걸음이다. 기업들이 탄소배출량과 정책을 공개하도록 의무화하지 않으면 책임은 보는 이의 눈높이에 달려 있다”고 말합니다. 국가의 감축약속인 NDC도 지켜져야 하지만 기업들의 탄소중립 약속도 꼭 지켜져야 할 것으로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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