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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기성의 날씨와 경제] 기근 외면한 세계 곡물기업…“기아 폭리자”

경제 입력 2022-10-04 20:29 정훈규 기자 0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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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최근 세계 식량가격이 하락하고 있지만 여전히 아시아와 아프리카의 기아인구는 줄어들지 않고 있다고 합니다. 국제적인 메이저 곡물회사들의 폭리가 심각해지면서 가난하고 어려운 나라들은 더욱 곤경에 빠지고 있다고 하는데요.

오늘은 식량과 기근, 그리고 곡물회사들의 횡포에 대해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오늘도 케이웨더 반기성 센터장 나왔습니다. 안녕하세요.

 

그래도 다행히도 식량가격은 약간씩이나마 내리고 있다고 하지요?

 

[반기성 센터장]

유엔식량농업기구(FAO)가 9월 2일애 발표한 새로운 보고서에 따르면 대부분의 기준 품목에 대한 시세가 하락하면서 8월 세계 식량 원자재 가격의 바로미터는 5개월 연속 하락했는데요.

 

유엔식량농업기구의 식품물가지수는 8월에 평균 138.0포인트로 7월에 비해 1.9퍼센트 떨어졌지만 1년 전의 가격보다는 여전히 7.9퍼센트가 높은 수치입니다.

 

식량가격지수는 일반적으로 거래되는 식품 바스켓의 국제 가격 변동을 매월 추적해 결정하지요.

 

유엔식량농업기구 곡물가격지수는 전월 대비 1.4% 하락했는데, 이는 국제 밀 가격이 5.1% 하락한 데 따른 것으로, 이는 북미와 러시아 연방의 생산량이 늘어날 것이라는 전망과 함께 우크라이나의 곡물이 흑해 항구를 통해 수출 재개된 것이 반영된 것입니다.

 

유럽연합과 미국의 덥고 건조한 생육환경으로 인한 세계 옥수수 가격이 낮아진 보리와 수수 가격 하락으로 상쇄되면서 쌀 가격은 한 달 동안 평균 안정세를 유지한 반면 굵은 곡물에 대한 시세는 0.2% 소폭 상승했습니다.

 

[앵커]

국제 곡물가격은 조금씩이나마 내리고 있지만 가난한 나라들의 기근 인구는 줄어들고 있지 않다고 하던데요?

 

[반기성 센터장]

그렇습니다. Concern Worldwide와 Wealthungerlife가 매년 발표하는 세계기아지수(Global Hunger Index)가 2022년 4월 3일에 발표되었지요. 2022년 4월 현재 가장 배고픈 10개국이 나와 있는데요.

 

가장 심각한 나라가 소말리아로 이 나라는 가뭄과 내전으로 인한 식량부족이 심각합니다. 시리아도 10여 년 전 시리아 난민이 발생할 만큼 지속되는 가뭄과 폭염 그리고 내전으로 극심한 식량부족에 시달리고 있구요.

 
이 외에 차드, 마다가스카르, 남수단, 코모로, 부룬디, 예멘, 중앙아프리카공화국, 차드의 영양 부족율은 39.6%이며, 5살 미만 어린이 사망률의 12%가 굶주림에 빠져있다고 하지요.

 

그리고 식량문제가 가장 심각한 지역이 가난한 나라들이 모여 있는 아시아와 아프리카인데요. 2021년의 전 세계 기아 인구의 54.4%(4억1800만 명)는 아시아에, 36.7%(2억8200만 명)는 아프리카 사람들이었습니다. 그러니까 전 세계 기아인구의 90%가 넘는 사람들이 아시아와 아프리카인들인 것이지요.

 

그런데 올해 7월에 FAO와 국제농업개발기금(IFAD), 유엔아동기금(유니세프), 유엔 세계식량계획(WFP), 세계보건기구(WHO)등이 ‘2022 세계 식량 안보와 영양 현황’ 보고서를 발표했는데요.

 

2021년 기아 인구를 7억6,800만명으로 추정했는데 코로나 이전인 2019년보다 기아인구가 1억5,000만명이 증가한 수치입니다. 지금은 기아가 돈이 없어 식량을 살 수 없는 가난한 나라들의 문제이지만 머지않은 미래에 기후변화로 전 세계적으로 심각한 식량부족 사태가 발생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지요.

 

[앵커]

식량가격은 조금씩 떨어짐에도 기아인구가 늘어나는데 곡물유통기업들은 폭리를 취하고 있다구요?

 

[반기성 센터장]

네, 그렇습니다. 지난 달에 민주노총이 재벌 정유사들이 폭리를 취하고 있다며 정부에 ‘횡재세’ 도입을 촉구한 적이 있었는데요. 기업의 생리상 이익을 추구하려는 것은 당연하지만 너무 지나치면 비난을 받게 되어 있지요.

 

최근 코로나와 분쟁들의 원인으로 국제 공급망 혼란이 있었고 기후재난으로 식량생산이 줄어들면서 작년부터 올해 1분기까지 식량 가격이 급등했었는데요.

 

이 틈을 타서 세계 곡물 시장을 지배하는 ‘ABCD’로 불리는 4대 곡물 대기업들이 폭리를 취하고 있다고 합니다.

 

4대기업은 미국의 아처 대니얼스 미들랜드(ADM), 번지(Bunge), 카길(Cargill), 프랑스의 루이 드레퓌스(LDC) 등으로 현재 세계 곡물 시장의 약 80%를 차지하고 있는 곡물메이저 기업들입니다.

 

그런데 미국의 대니얼스 미들랜드의 올해 2분기 영업이익은 약 2조4,000억원으로 작년 동기보다 61% 급증했구요.

 

카길의 2022 회계연도(2021년 6월~2022년 5월) 매출은 약 220조원으로 전년보다 23%나 증가했으며 번지의 올해 2분기 매출은 17%가 늘었다고 합니다.

 

그러다보니 이들 기업에 대한 비판이 거세어 지는데요. 그린피스의 활동가 S, 카르발류는 “곡물 기업들이 곡물 가격 급등으로 막대한 이익을 얻고 있다. 이들은 ‘기아 폭리자’(hunger profiteer)이다”라고 비판했구요.

 

O. 드 슈터 유엔 극빈·인권 특별보고관은 “글로벌 곡물대기업들이 기아인구가 늘어나는 시점에 부당하게 기록적인 이익을 내는 것은 잘못 된 일이다. 세계 곡물 시장은 에너지 시장보다 더 집중돼 있고 덜 투명하다보니 폭리를 취할 위험이 더 크다”고 밝히기도 했지요.

 

또한 세계벤치마킹연합(WBA)의 A, 잉가비레는 “세계 식량 시스템을 지배하는 많은 기업이 사람을 사업의 중심에 두지 않거나 환경 영향에 대처하지 않고 있다. 이들 기업들에게 횡재세를 부과해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실제적으로 횡재세를 부과하기는 어려워 보입니다. 따라서 전 세계적으로 농업 생산성 향상, 온실가스 감축, 식품 손실을 줄이고 기아인구에 대한 대대적인 도움이 필요하다고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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