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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기성의 날씨와 경제] 유럽, ‘더운겨울’…인공눈 뿌린 알프스

경제 입력 2023-02-20 20:10 정훈규 기자 0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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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새해로 접어들자마자 유럽은 역사상 최악의 이상고온현상을 보였고, 남미지역은 폭염과 가뭄, 미국서부지역은 최악의 대홍수가 발생했는데요.

문제는 이런 재난이 경제적으로도 많은 영향을 준다는 겁니다. 오늘은 유럽의 이상고온현상과 스키장 경영에 대해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오늘도 케이웨더 반기성 센터장 나왔습니다. 안녕하세요.

 

올해 초 유럽의 이상고온현상이 심각했다고요?

 

[반기성 센터장]

유럽은 북반구에 위치해 있어서 1월이 연중 가장 추운 시기입니다. 그런데 올해 들어서 이상고온현상이 발생했는데요.

미국기상청은 올해 1월 1일 새로운 1월 국가기온 기록을 경신한 지역을 발표했습니다.

체코의 자보르니크가 19.6도, 폴란드의 코르비엘로우가 19도, 네덜란드의 아인트호벤이 16.9도, 동유럽의 동쪽국가인 벨라루스의 비소카예도 16.4도를 기록했고요.

스위스의 경우 알프스 북쪽 지역 기온이 20도를 처음으로 넘는 등 벨라루스, 체코, 덴마크, 라트비아, 리히텐슈타인, 리투아니아, 네덜란드, 폴란드 등 8개국이 1월 1일에 가장 따뜻한 날씨 신기록을 세웠는데 겨울철 고온현상은 평년에 비해 20℃ 이상 높은 기록입니다.

기상학자 막시밀라노 헤라는 “현재 고온현상은 유럽 기후역사상 가장 극단적인 사건이다”라고 워싱턴포스트와의 인터뷰에서 말했지요.

 

[앵커]

1월이면 전 세계 스키어들이 가장 많이 찾는 곳이 알프스 산맥인데, 이렇게 이상고온현상이 발생하게 되면 스키는 둘째치고, 눈을 볼 수 있을지 의문이 생기는데요?

 

[반기성 센터장]

그렇습니다. 이상고온현상이 발생하면서 알프스 지역으로 눈 대신 비가 내리면서 많은 스키장들이 문을 닫았고요.

1월 7~8일간 스위스 아델보덴에서 열린 스키월드컵은 사상 처음으로 인공눈을 이용해 열리기도 했습니다.

올해 이렇게 이상고온현상이 발생한 것은 북아프리카에 위치한 고기압에서 북해에 있는 강한 저기압으로 매우 더운 공기가 유입되면서 발생했는데요.

여기에 대서양의 해수온도가 평년보다 2℃정도 높은 것도 기온상승에 영향을 주었다고 보고 있습니다.

기후변화가 이상고온의 원인이라고 보는 기후학자들이 많은데요.

기후학자 막시밀리아노 에레라는 “섭씨 5도 이상의 차이로 그간의 기록을 모두 깬 것은 전례가 없던 일이며, 유럽이 미증유의 영역으로 진입했다. 작년 여름 기록적 폭염을 겪었던 유럽이 겨울철까지 이상고온현상이 지속되는 것은 지구온난화와 밀접한 관계가 있다”고 말합니다. 기후변화로 만들어진 제트기류의 사행이 유럽지역 상공으로 강한 열돔현상을 만들면서 기온이 급상승했다는 것이지요.

 

[앵커]

기후변화가 이런 이상고온의 원인이라고 하면 앞으로 심각해지는 기후변화로 인해 이젠 알프스 산맥의 눈이 사라질 날이 머지 않았다고 볼 수도 있네요

 

[반기성 센터장]

기후변화로 알프스 산맥의 눈이 사라지면 당연히 이곳에서 스키나 보드를 타는 인류도 사라지겠지요.

기온이 상승하게 되면 가장 큰 타격을 입는 곳이 스키장인데요.

먼저 스키장 인근 빙하가 녹아 쌓인 눈의 녹는 속도가 더 빨라지게 되면 내리는 눈의 양도 줄어듭니다. 당연히 기온이 상승하면 눈으로 내리지 않고 비로 내리기 때문이지요.

스위스 눈사태연구소는 ”알프스의 눈이 지금과 같은 속도로 녹아내리면서 눈의 양도 줄어든다면 세기말에 가면 알프스에서 볼 수 있는 눈의 최대 70%가 사라질 것“이라고 경고했는데요.

문제는 경영이 가능한 스키장은 해발 2500m이하에 위치하고 있기 때문에 산정상의 눈만 남아서는 경영이 어려운데요.

이미 해발 1,600m 아래의 저지대 스키장은 심각한 피해를 입고 있는데요.

현재도 매년 스키장에 쌓여있는 눈 높이가 매 10년마다 3-4cm씩 줄어들고 있거든요.

눈이 녹는 것을 막기 위해 여름에 보호용 담요로 덮고 있지만 현실적인 기온상승에 대응하기에는 무리가 있지요.

또 스키장의 또 다른 적은 바로 산불입니다. 최근 폭염으로 인한 대형산불이 증가하면서 기존 스키장을 황폐화시키고 있거든요. 2021년 8월 캘리포니아의 대형산불로 약 3500㎢(서울의 11배) 면적의 산이 불타면서 ‘시에라 앳 타호’ 등 대형 스키 리조트가 황폐화되었는데요. 스키장 시설과 코스가 전소돼 올해까지도 정상 운영이 불가능한 상태라고 해요.

 

[앵커]

올해 스키월드컵도 인공설로 치렀다고 하는데 결국 스키장의 눈들이 사라지게 되면 인공눈으로 대체하지 않을까요?

 

[반기성 센터장]

현재 많은 스키장들은 인공눈을 만들어 슬로프를 채우고 있습니다.

그런데 문제는 인공눈을 만들기 위해 사용되는 물로 인해 스키장 인근 계곡과 강의 물을 바닥내 생태계가 파괴되고 있는데요.

스위스 바젤 대학 연구팀은 해발고도 2,000m에 있는 스키장을 100일간 운영하기 위해 필요한 인공 눈에 약 3억 리터의 물이 필요하다고 밝힌 적이 있습니다.

앞으로 기온이 더 오르고 쌓인 눈이 적어질수록 더 많은 물이 사용될 수밖에 없다는 점이 있고요. 눈을 만드는 제설기가 화석연료를 사용하는 것도 기후변화에 악영향을 준다는 점도 있습니다.

기후변화를 저지하는 방법이 최선이지만 현재로서는 쉬워 보이는 해결책이 아니다 보니 스키장들은 ‘친환경 대책’으로 돌파구를 찾고 있다고 해요.

미국의 한 스키장은 2030년까지 탄소중립을 목표로 하는 친환경 프로젝트를 시작했는데요. 리조트에 태양광 패널을 설치했고, 물 사용량을 줄였으며, 스키 코스 조성에서 산림 벌채도 최소화하기로 했다고 해요. 또 스위스의 스키장과 리조트도 제설장비를 수소에너지로 작동하는 친환경으로 개선하기로 했다고 하는데요. 그러나 기후변화의 거대한 물결에 노천 스키장 산업은 사양화 산업으로 갈 수 밖에 없다고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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