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환의 정치워치] 다시 일본식 경영을 묻는다
사진=김동환 교수
코로나 19 위기 이후 많은 중소기업들이 존폐의 위기에
직면했다. OECD 조사에서 일본 중소기업(500명 이하
기업)의 휴업/폐업 비율은
5월 시점에서 10%에 달했다고 한다. 다만
세계 50개국 평균은 26%이기 때문에 다른 국가들에 비해
낮다고 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영국은 43%, 싱가폴은 31%의 수준을 보인다.
세계적으로 일본은 장수기업이 많은
것으로 유명하다. 창업 100년 이상인 일본 기업은 33,000개사를 넘어섰고, 이 수치는 세계 최다라 할 수 있다. 게다가 창업 200년을 넘긴 세계 기업 중 65%(1340개사)가 일본 기업이며, 2위인 미국(239개사)과도
큰 차이를 보인다. 당연한 얘기겠지만 오랜 기간 생존하는 기업은 수 많은 위기를 극복해 왔을 것이다. 이러한 일본기업의 생존력은 코로나 위기 속에서도 낮은 휴업/폐업
비율을 보이는 이유라 할 수 있겠다.
최근 들어 일본기업의 낮은 혁신성을
지적하는 목소리가 크다. 이익잉여금(내부유보) 규모가 500조엔을 넘기고 있음에도 신규사업 투자에 소극적이라는
것이다. 이렇듯 너무나도 신중한 기업들의 경영 자세는 투자가들뿐만 아니라 정부와 경영학자들로부터도 비판
받아 왔다. 그러나 현재의 관점에서 기업들의 이러한 신중한 경영 자세는 안정감으로 해석되어야 한다. 내부유보에 의해 어느 정도 도산을 늦출 수 있기 때문이다.
기업의 생명연장을 지향하는 경영
자세는 전통적인 일본식 경영이라 할 수 있다. 우선 일본 기업은 단순히 경제적 요소만을 생각하지 않는다. 기업이란 가족적인 문화를 형성하는 동료들이 함께 일하는 조직으로 인식된다. 이는
자본주의가 아닌 인본주의(人本主義)이며 주주주권(株主主権)이 아닌 종업원주권이다. 때문에 가족적인 문화로 형성한 조직을 간단하게 무너뜨려서는 안 되는 것이다.
여기에 더해 시장에 대한 개념도 다르다. 자유경쟁이 아닌 조직적 시장이다. 기업간 거래는 단순히 파는 자와 사는 자가 단기적인 손익을 따지는 것이 아니며 조직간의 장기적 관계를 중시한다. 역사적으로 볼
때 이러한 일본식 경영의 배경에는 지진과 태풍 등 재해가 많은 환경과 관련이 깊다고 하는데, 비효율이라
비판 받던 일본식 경영은 코로나 19 위기 상황에서 높은 생존력을 보이며 새로 평가해야 할 시기를 맞이하는
듯 하다.
김동환 박사
일본 리츠메이칸대학 정책과학
뉴스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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