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치단체의 생존전략
사진=김동환 박사 (일본 리츠메이칸대학 정책과학)
3.11 동일본 대지진 이후 원전에
대한 관심이 세계적으로 높아지고 있다. 많은 우려에도 불구하고 일본 자민당 정권은 원전재가동에 적극적이며, 원전을 두고 있는 자치단체 역시 재가동을 강하게 요구하고 있는 실정이다. 후쿠시마
원전 사고 이후 탈원전 논의가 없는 것은 아니나, 지방자치단체가 강하게 원전재가동을 요구하는 이유는 원전이 거대한 경제권을 형성할 수 있으며, 지역경제가 그 경제권
틀 안에서 활성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원전 건설에는 1기당 약 4000억엔의 자금이 필요하며, 수많은 건설공사를 수반한다. 막대한 건설자금 뿐만 아니라, 일본 국민들이 지불하는 전기요금에는 원전개발촉진세라는 세금이 포함되어 있고 이 세수 총액은 3000억엔을 뛰어 넘는다. 세대당 매월200엔 정도의 금액이다. 이는 전력회사로부터 발송되는 명세서에도
기재되지 않는 세금이기 때문에 지금까지 사회문제로 등장하지는 않았다. 소비세 증세에 대한 반발과는 큰
차이를 보인다. 게다가 이
세수는 일반회계가 아닌, 특별회계로서 외부의 개입이 쉽지 않은 정부회계로 처리되어 금액의 대부분이
원전을 둔 지방자치단체에 교부금과 원전촉진사업으로 배분되어 왔다. 원전이 건설되는
자치단체에는 신규 원전 1기당 1300억엔 이상의 교부금이
배당되고, 고정자산세도 총 4000억엔(가동 40년이라고 가정했을 때)에
달한다. 그러나 이 교부금과 고정자산세는 원전건설 직전과 가동 직후에 대부분 지불되어 가동 이후에는
급격하게 금액이 줄어들게 된다. 거액의 자금을 얻게 된 자치단체는 예산을 크게 늘릴 수 있지만 원전의
신규건설이 지속되지 않으면 예산 역시 규모를 유지하기 어려워진다. 특정 자치단체에 원전이 생기면 2호기, 3호기가 차례차례 증설되는 이유에는 이러한 배경이 있는 것이다.
일본은 전국에 40기 가까운 원전을 두고 있고, 단순히 금액을 더해보면 총액 약 7조엔이 자치단체에 뿌려지고 있으며, 이 거금을 둘러싼 자치단체 간의
살벌한 경쟁이 벌어진다. 인구 감소와 도시화의 진행으로 피폐해진 지방경제는 원전유치와 증설을 통해 성장동력을
찾으려 하는 것이다.
김동환 박사 / kdhwan8070@naver.com
일본 리츠메이칸대학 정책과학 박사
뉴스룸 기자 뉴미디어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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