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슈플러스] 카드수수료 갈등 폭발…‘적격 비용’ 뭐길래

금융 입력 2021-11-16 19:50 수정 2021-11-16 20:32 윤다혜 기자 0개

카카오톡 공유하기 네이버 블로그 공유하기

[앵커]

이달 말에 카드 가맹점 수수료 재산정을 앞두고, 카드사노동조합협의회가 총파업 카드를 꺼내 들며 반발하고 있습니다. 아직 결과가 나오지 않았지만, 이미 수수료 인하가 예상된 탓인데요.

특히 카드노조는 적격 비용 재산정 제도 자체를 폐지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갈등의 원인은 무엇인지 금융부 윤다혜 기자와 짚어보겠습니다.

 

[앵커]

카드 가맹점 수수료율 개편안 발표를 보름 앞두고 카드사 노조들이 ‘적격비용 재산정 제도’ 폐지를 요구하고 있는데요. 윤 기자, ‘적격비용 재산정’ 개념 간단히 설명해주시죠.

 

[기자]

네. 적격비용 재산정은 일종의 원가 개념입니다.

 

적격비용 재산정은 2012년에 개정된 여신전문금융업법에 따라 3년마다 이뤄지는데요.

 

금융당국이 카드사 원가 분석을 통해 가맹점이 합당한 비용만 부담할 수 있도록 ‘적격 비용’만 수수료율에 반영토록 개선한 것 입니다.

 

적격 비용은 카드사의 자금조달비용, 위험관리비용, 일반관리비용, 밴 수수료 비용, 마케팅비용, 조정비용 등을 토대로 산정됩니다.

 

새로 산정한 적격비용으로 수수료율을 산정하면 이듬해부터 변경된 수수료율이 적용됩니다.

 

이달 말 발표될 수수료 개편안에 따라 내년부터 2024년까지 적용될 카드 가맹점 수수료율이 결정됩니다.

 

[앵커]

일단 듣기엔 비용을 따져서 합리적인 가격을 정하는 것으로 보이는데, 카드사 노조가 총파업 카드까지 꺼내든 이유는 뭡니까?

 

[기자]

네, 이 제도가 도입된 이후 수수료는 줄곧 낮아졌는데요. 카드업계는 이번에도 인하가 뻔하다고 보고 있는겁니다.

 

카드업계는 12년에 걸친 수수료 인하로 고사 위기에 처했다고 주장하고 있는데요.

 

가맹점 수수료는 2007년부터 2019년까지 12년에 걸쳐 총 13차례 인하됐습니다.

 

그 결과 2007년 4.5%에 달하던 일반 가맹점 카드 수수료율은 1.97~2.04%로 반토막 났습니다.

 

현행 가맹점 수수료율은 신용카드 기준으로 연 매출에 따라 적게는 0.8%, 많게는 1.6%를 적용받습니다.

 

이 같이 우대수수료율을 적용받는 연 매출 30억원 이하의 가맹점은 전체 가맹점의 96%에 해당 되는데요.

 

이 가운데 92% 상당인 204만 가맹점은 우대수수료에 환급액을 더해 수수료를 돌려받고 있으나, 카드사의 수수료 부문 사업은 이미 손실구간에 진입한 상태입니다.

 

이에 카드사의 가맹점 수수료 수익이 연간 8,000억원 가량 감소했고 10만명에 달했던 카드모집인은 현재 8,500명까지 줄었습니다.

 

[앵커]

적격비용 재산정때 마다 갈등이 반복되다 보니, 이제도 자체에 실효성이 있냐는 얘기도 나오고 있다면서요?

 

[기자]

네 맞습니다. 노조들은 당국이 실효성 없는 카드 수수료 인하에만 매달리고 있다고 지적합니다.

 

카드사 노동자 얘기 들어보겠습니다.

 

[인터뷰]정종우 카드사노동조합협의회 의장

“약 92% 가맹점이 카드수수료 관련된 세액을 환급받거나 카드수수료 실질적인 부담 효과가 0%인 상황이에요.

 

이번에 수수료 인하에 무게가 실린 이유에는 사실상 코로나19로 어려움을 겪는 소상공인의 부담을 덜어주기 위한 취지가 담겨 있는데요.

 

실질적으로 적용받는 수수료율이 0에 가까워, 더 낮아져도 관련 부담이 줄어드는 게 없다는 겁니다.

 

결국, 영세 자영업자에 대한 실질 카드 수수료가 이미 0%대로 떨어져 제도 유지의 실효성이 없는 데다 3년마다 괜히 소상공인과 카드사 노조 간 갈등만 유발하고 있다는 얘깁니다.

 

[앵커]

내일(17일) 고승범 금융위원장과 신용카드사 CEO 간담회 자리가 있는데요. 이 자리에서 수수료율 얘기가 안나올 수 없겠죠?

 

[기자]

금융권에선 내일 자리에서 가맹점 수수료를 인하하는 방향으로 어느정도 시그널이 나올 것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정부 입장에서는 코로나19로 2년 가까이 영업 악화를 겪고 있는 자영업자의 목소리를 모른채 하기 어려운 탓입니다.

 

따라서 ‘수수료 인하’ 통보나 의견을 내비치는 자리가 되지 않겠다는 얘기가 나오는 겁니다.

 

앞서 금융위는 지난달 14일 카드사 사장단을 소집해 ‘카드 수수료 적격비용’ 산정 경과를 설명하고, 카드업계의 의견을 들었습니다.

 

카드사 사장들을 또 소집하는 것은 수수료 인하 발표가 임박했다는 것으로, 내일 간담회 자리가 ‘수수료 인하 발표’ 가능성이 높아 보입니다.

 

[앵커]

만약 수수료율이 인하될 경우 소비자들에게 미치는 영향이 있을까요.

 

[기자]

네. 정부의 카드사 규제가 오히려 소비자 편익을 줄일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보통 신용카드를 발급할 때 가장 먼저 따져보는 게 바로 혜택인데요.

 

카드사들의 수익 구조 변화가 생기며, 비용 절감을 위해 카드를 없애고 있습니다.

 

카드사는 과거 카드 수수료 인하 때마다 카드를 단종하는 식으로 대응해 왔습니다. 카드사는 마케팅 비용 등을 더 줄여야 원가를 보전할 수 있기 때문인데요.

 

올 들어 9월까지 7개 전업 카드사에서 165종의 카드가 사라졌습니다.

 

특히 2017년 단종된 카드는 93개에서 지난해 202개로 2배 이상 늘었습니다.

 

이번에 수수료율이 또 낮아지면 대규모 단종 사태가 벌어질 가능성이 높습니다.

 

또 카드사 노조는 이달 말 결과에 따라 대고객 서비스를 중단하는 방안도 논의하고 있습니다.

 

노조가 총파업 시 고객의 카드 사용에 직접 관련된 부서까지 파업할 수 있어 고객들의 피해가 불가피할 것으로 보입니다.

 

[앵커]

네. 적격비용 재산정에 대해 이야기 나눠봤습니다. 감사합니다.

/yunda@sedaily.com

 

[영상편집 강현규]

기자 전체보기

기자 프로필 사진

윤다혜 기자 금융부

yunda@sedaily.com 02) 3153-2610

이 기자의 기사를 구독하시려면
구독 신청 버튼을 눌러주세요.
아시아창의방송

0/250

ON AIR 편성표

0/250

주요뉴스

증권 산업·IT 부동산 금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