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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회마다 등장하는 ‘불법 천막’…“규제 시급”

산업·IT 입력 2023-04-20 14:30 수정 2023-04-20 14:37 성낙윤 기자 0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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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그룹 양재 본사 앞 천막. [사진=독자제공]

[서울경제TV=성낙윤기자] 무분별한 집회·시위 상황에서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불법 천막에 대해 규제가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현재 집회와 시위가 잦은 대기업 본사 앞에서는 천막들이 고정 시설물처럼 설치되어 있는 것은 물론, 천막 내에서 본연의 목적이 아닌 불법 거주·취사·집회도구 보관 창고 등으로 사용되고 있다. 더불어 시위 참가자들이 장기·철야 시위의 플랫폼으로 활용하면서 각종 안전사고에 노출되고, 시민들의 통행까지 방해할 수 있다.


천막 안 위험천만 인화물질국가 문화재도 화재에 노출

 

천막 안에 집회·시위와 상관없는 취사 및 난방 도구 등 인화물질이 반입되는 사례도 많다.

 

서울시에 따르면 지난 2019년 한 단체가 광화문광장에 설치한 불법천막에는 야외용 발전기, 가스통, 휘발유통 등이 반입됐다. 천막이 강제 철거되기까지 46일 동안 천막과 관련한 민원은 205건에 달했다.

 

현재 서울 양재동 현대차그룹 사옥 앞에서 시위를 벌이고 있는 A씨의 사례도 유사하다. A씨가 설치한 천막 내부에는 휴대용 가스버너가 놓여 있다.

 

천막의 소재는 대부분 불이 옮겨 붙기 쉽고, 소화기와 같은 최소한의 안전장치가 부재하기 때문에 화재 발생 시 인명피해까지 발생할 수 있다. 소화 장치가 있다 해도 시위자가 자리를 비운 사이 불이 날 경우 초기 진압이 불가능해 대형 화재로 이어질 수 있다.

 

실제 지난 2013C기업 해고노동자들이 서울 덕수궁 대한문 앞에 설치한 농성 천막에서 화재가 나 천막 한 동이 전소되는 것은 물론, 덕수궁 담장 서까래까지 그을리는 큰 피해가 발생했다.
 

쿠팡 사옥 앞 천막. [사진=독자제공]

더불어 도로나 인도를 막고 설치된 천막은 시민들의 보행을 방해하고 차량 운전자들의 시야를 가려 교통사고를 유발할 가능성 있다.

 

현대차그룹 사옥 앞 보도에서 시위를 벌이고 있는 A씨의 천막은 시민들의 통행을 방해하고, 인근 도로를 지나가는 차량에 피해를 준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천막 악용 만연구체적 규정이나 제한하는 법령 없어
 

대부분의 집회·시위용 천막이 도로법상 점용 허가를 받지 않은 불법 설치물인데다 목적과 다르게 악용되면서 시위 참가자뿐 아니라 시민들의 안전도 위협하고 있지만,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집시법)상 천막 설치에 대한 구체적인 규정이나 설치를 제한하는 법령은 없는 상태다.

 

점용허가를 받지 않은 보도나 차도 등에 설치된 불법천막의 경우 도로법에 의해 지자체의 행정 조치 또는 민·형사소송 등을 통해 제한할 수 있지만 이 마저도 쉽지 않다.

 

지자체는 불법 천막을 철거하는 과정에서 집회·시위자들과 충돌을 우려해 먼저 자진 철거 요청을 하지만, 이에 응하는 경우는 사실상 없다.

 

이후 수차례에 걸쳐 계고장(강제 집행 알림)을 통지하더라도 시위자들은 대부분 버티기로 일관하며, 행정대집행에 나서면 행정기관이 집회·시위를 방해한다는 억지와 집회·시위자들의 민원에 시달리는 경우가 많다. 민·형사소송을 제기하더라도 철거를 기대하기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현행 집시법상 천막 관련 규정이 없다 보니, 소음 등과 달리 집시법 개정 추진 시 천막은 구체적으로 논의되기 어려운 실정이다.

 

확성기 사용(소음)’에 대해서는 집시법상 이를 제한하는 조항을 갖추고 있고, 소음 규제를 더욱 강화하는 취지의 입법안이 21대 국회에만 총 9개가 발의돼 있는 반면 시위천막을 규제하는 입법안은 전무하다.

 

이에 따라 전문가들은 집시법 차원에서 천막 설치를 제한하는 명확한 규정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한 법조계 관계자는 천막은 현수막이나 확성기와 달리 집회나 시위의 목적과 의도를 표현하는 데 전혀 관련이 없는 시설물인데다, 우리나라 불법 시위의 핵심 시설물이 되어 가고 있는 만큼 관련 법령을 통해 시민들뿐 아니라 시위참가자들의 안전을 보장할 수 있도록 천막 설치에 대해 구체적인 제한 규정을 마련할 시기가 됐다고 지적했다. /nyseong@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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