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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유 손떼는 '월가의 정유사'

경제·사회 입력 2015-05-12 18:10 수정 2015-05-12 23:43 유병온 기자 0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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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드만삭스와 함께 '월가의 정유사'로 불린 미국 투자은행(IB) 모건스탠리가 원유 현물거래 및 저장 사업에서 철수한다.

11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 등에 따르면 모건스탠리는 미국 원자재중개 업체 캐슬턴커머디티인터내셔널에 원유거래 및 저장사업부를 매각하기로 했다. 구체적인 거래내용은 공개되지 않은 가운데 인수가격은 10억~15억달러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모건스탠리는 앞서 카타르국부펀드, 러시아 국영 석유회사 로스네프트에 원유 관련 사업부 처분을 시도했지만 잇따라 무산됐었다. 이번에 모건스탠리의 원유사업부를 인수하기로 한 캐슬턴은 지난 2012년 헤지펀드 투자자인 글렌 더빈, 폴 튜더 존스 등이 설립한 회사다.

1980년대부터 30년 넘게 유지돼온 모건스탠리 원유사업부는 하루 200만배럴, 글로벌 전체 수요의 2%에 상당하는 원유 거래를 담당하며 이 시장의 큰손으로 군림해왔다. 그러나 최근의 유가 하락으로 이 부분에서의 수익성이 급감한데다 금융당국의 규제 압력도 갈수록 커지면서 관련 사업 철수를 결정하게 됐다고 FT는 전했다.

한편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석유수출국기구(OPEC)의 최소 향후 10년간 유가 100달러 시대는 다시 오지 않을 것이라는 내부전략보고서를 입수했다고 이날 보도했다. WSJ가 입수한 보고서에 따르면 OPEC은 가장 낙관적인 시나리오에서도 유가가 오는 2025년까지 76달러에 머물 것으로 내다봤다. 최악의 경우 유가는 이 시기 40달러 아래로 떨어질 것이라고 보고서는 예상했다. 이처럼 저유가 시대가 장기화하는 것은 미국발 셰일 혁명으로 시장에 원유 공급량이 늘고 있기 때문이다. 보고서는 OPEC의 경쟁상대인 미국 석유업체들이 저유가에 적응하면서 공급량을 계속 늘려갈 것으로 우려했다. OPEC은 보고서에서 2011년 폐지한 쿼터제를 다시 도입할 필요가 있다는 조언도 내놓았다. OPEC 회원국들은 지금도 하루 3,000만배럴로 정한 산유량 쿼터를 명목상 유지하고 있지만 회원국들이 산유량 경쟁을 벌이면서 2011년 12월 이후 쿼터 시스템이 유명무실해진 상태다. 보고서는 OPEC의 현재 시장점유율인 32% 밑으로 하락할 경우 쿼터제로 복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유병온기자 rocinante@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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