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의 눈]LG화학·SK이노 ‘배터리 전쟁’이 가야 할 길
SK이노베이션과 LG화학이 ‘미래 먹거리’로 불리는 배터리를 둘러싸고 법적 분쟁을 벌이고 있다. 앞서 4월 LG화학은 SK이노베이션이 자사 배터리 사업의 핵심 인력을 빼가면서 영업비밀을 침해했다며 미국 국제무역위원회(US ITC)와 연방법원에 소송을 제기했다. 분쟁의 시작이었다.
SK이노베이션도 물러서지 않았다. LG화학을 상대로 지난 6월 국내에서 명예훼손 혐의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제기했고, 8월에는 미국 ITC와 연방법원에 LG화학이 특허를 침해해 부당이득을 챙겼다며 제소 절차에 들어갔다. 이후 5개월 간 양사는 서로의 입장을 밝히는 보도자료를 연일 뿌렸고, 소송전은 걷잡을 수 없이 격화됐다.
상황이 심각해 지자, 산업부가 중재에 나섰다. 두 기업의 만남을 조율했다. 16일 신학철 LG화학 부회장과 김준 SK이노베이션 총괄대표가 회동을 가졌다. 그러나, 이렇다 할 합의는 나오지 않았다.
기업들이 쌓아온 영업비밀과 특허는 보장돼야 한다. 이는 기업 생존과 직결될 수 있다. 4차 산업혁명 시대 갈수록 중요해지는 지적재산권 보호는 모든 기업이 앞장서서 챙겨야 할 현안이다.
그러나, 배터리 산업이 ‘미래 국가 경쟁력’을 판가름하는 척도의 하나로 인식되면서 미국, 중국을 비롯한 강대국들이 육성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는 점을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국내 배터리 산업의 대표 기업들이 소송을 벌이는 사이에 글로벌 배터리 시장에서 한국 입지는 축소될 수 있고 국익 훼손 등의 우려가 나온다. 중국 등 전 세계 배터리업계는 합종연횡 등으로 시장의 주도권을 차지하기 위한 투자가 활발하다. 일본 수출보복과 미중 무역전쟁으로 시장 환경이 좋지 않다. 첫 술에 배부를 수야 없다지만, 물꼬를 튼 만큼 글로벌 배터리 시장에서 한국의 국가 경쟁력을 대승적 차원에서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LG화학과 SK이노베이션의 ‘갈때까지 가보자’는 식의 싸움에 중국, 일본, 유럽이 슬며시 웃음을 짓고 있을 지도 모를 일이다. /김혜영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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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혜영 기자 증권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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