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무현의 SEN사건] 영업사원의 고객리스트 무단 반출

머니+ 입력 2020-03-26 13:48:58 수정 2020-03-26 14:02:52 뉴스룸 기자 0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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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손무현 변호사(법무법인 세현)

퇴사한 영업사원이 고객리스트를 유출한다면 영업비밀보호법 위반인가?

A씨는 수입자동차 판매회사인 B회사에서 3년동안 영업사원으로 근무하다가 얼마 전 B회사에 퇴사를 통보했다. 그런데 A씨는 B회사의 경쟁회사로부터 이직 제안을 받아 퇴사한 것이고 퇴사 전 B회사 서버에서 관리되고 있던 고객리스트를 자신의 USB에 옮겨 담았다. 이직 후 A씨는 그 고객리스트를 활용하여 영업을 재개했다.

이러한 사실을 알게 된 B회사의 대표는 A씨를 부정경쟁방지 및 영업비밀보호에 관한 법률(이하 '영업비밀보호법') 위반으로 고소하였다. 이때 A씨는 영업비밀보호법 위반에 해당할까?


▲ 영업비밀 요건과 사안의 쟁점

대법원에 따르면 영업비밀보호법상 영업비밀에  해당하기 위해서는 ①비공지성 ②경제적 유용성 ③비밀관리성이라는 3가지 요건이 모두 충족되어야 한다.

본 사안에 있어서 자동차 판매회사의 고객리스트의 경우 일반인에게 알려진 것이 아니고 영업 중심의 자동차 판매회사에 있어서 경제적 가치가 충분한 자료이기 떄문에 위 ①,②번 항목은 인정된다고 할 것이다. 하지만 ③번 항목은 B회사가 그 고객리스트의 비밀로 관리하는 노력을 다 하였는지에 대하여는 다툼이 있을 수 있다.


▲ 2015년 영업비밀보호법 개정이후 법원의 입장 변경

법원 역시 '고객리스트'가 영업비밀에 해당하는지 여부에 관하여 ③비밀관리성 유무에 따라 사안을 달리 판단했다. ERP(전사적자원관리)시스템에서 고객리스트를 관리하는 경우 비밀을 관리하기 위한 합리적인 노력을 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영업비밀이 아니라고 하였지만(서울고등법원 2017나2042188), 회사 직원들이 공유하고 있더라도 아이디 패스워드를 입력하여야만 그 고객리스트의 열람이 가능하다면 영업비밀에 해당한다(서울중앙지방법원 2014가합48335)고 한 바 있다.그런데 2015년 1월 28일 영업비밀보호법이 개정되면서 ③비밀관리성을 위한 수준이 '상당한 노력'에서 '합리적 노력'으로 완화되었고, 위 법 개정 이후 의정부 지방법원은 완화된 기준을 적용하여 법인 계정으로 관리된 고객리스트 역시 영업비밀에 해당한다고 판단하였다(의정부지방법원 2016노1670) 따라서 개정된 영업비밀보호법에 따를 경우 A씨가 빼돌린 고객리스트는 영업비밀에 해당될 가능성이 높다.


▲ 추가고려사항

다만 고객리스트가 영업비밀에 해당된다고 해서 A씨가 고객리스트를 가져간 것만으로 영업비밀보호법 위반에 해당되는 것은 아니고 A씨가 영업비밀보호법에서 금지하는 '부정 사용'을 한 것임이 인정되어야 영업비밀보호법 위반에 해당된다. 따라서 A씨를 영업비밀보호법 위반으로 처벌받게 하기 위해서는 A씨가 고객리스트를 사용한 정황을 입증해야 한다. 또한, 고객리스트가 영업비밀에 해당되지 않는다 하더라도 회사의 중요한 자산이라 판단될 경우 A씨를 배임죄로 고소할 수 있지만 그 경우에도 배임죄가 성립하기 위해선 사무 처리자의 임무 위배 즉, 배임성이 인정되어야 하므로 A씨가 퇴사하고 난 후에 고객리스트를 유출한 것이라면 배임죄에 해당되지 않을 가능성이 존재한다.


따라서 중요한 회사 자산을 다루는 직원이 퇴사하는 경우 회사의 영업비밀 누출을 방지하기 위한 충분한 장치를 하여야 할 것이고 영업비밀 유출이 발생하는 경우 법률가의 조언에 따른 법적 조치를 실시하여 더 큰 손해를 방지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손무현 변호사 / moohyun.son@gmail.com

법무법인 세현 기업형사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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