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지난 1년간 물가 안정에 중점을 두고 숨가쁘게 통화정책을 펼쳐왔는데요. 그런데 실리콘밸리은행 사태 이후 금융안정과 물가를 동시에 챙겨야 하는 상황이 길어지면서 ‘트레이드 오프’ 상황을 맞이했다는 시각이 나옵니다. 이 총재도 이런 고심을 드러냈는데요 김미현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이창용 총재는 어제(24일) 은행장들과 만난 자리에서 "최근 물가안정과 금융안정이 상충되는 상황에서 통화정책을 어떻게 운용해야 하는지가 국제적으로 중요한 이슈로 떠올랐다"며 "지난주 국제회의에서 이와 관련한 심도있는 논의가 있었다"고 언급했습니다.
이 총재 역시 물가안정과 금융안정이란 상반된 두 목표를 두고 고민이 깊다는 걸 엿볼 수 있는 대목입니다.
글로벌 시장은 아직 물가를 잡기 위해 긴축기조 흐름이 뚜렷합니다.
미 연방준비제도는 다음달 회의에서 0.25%포인트 금리를 올릴 전망이 우세하고, 유럽 ECB 슈나벨 이사는 고물가를 잡기 위해 다음 통화정책회의에서 0.50% 포인트 인상도 가능하다고도 말했습니다.
우리 물가도 안심하기엔 이른 상황입니다. 물가의 큰 흐름을 보여주는 근원물가 상승률이 좀처럼 떨어지지 않는데다, 시차를 두고 소비자물가에 영향을 미치는 생산자물가도 최근 석달째 연속 올랐습니다.
게다가 현재 억누르고 있는 공공요금 인상도 시작되면 물가는 또 들썩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이를 고려하면 기준금리를 인상해야 하지만, 그럴 경우 최근 변동성이 커진 금융시장이 더 불안해질 수 있다는 게 한은의 딜레마입니다. 즉 두 정책 목표 중 다른 목표달성이 늦어지거나 희생되는 '트레이드 오프' 상황에 직면한 셈입니다.
더 큰 문제는 최근 장기 시장금리가 단기 기준금리를 밑도는 추세가 이어지면서 통화긴축의 효과가 제대로 나타나지 않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것.
이 총재도 어제 통화긴축 효과를 묻는 지적에 "효과가 나타나고 있다"며 선을 그었지만, 이런 상황이 장기화되면 물가를 안정시키기 어려워질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옵니다.
[싱크] 이민환 / 인하대 글로벌금융학과 교수
"(기준금리보다) 은행에서 적용하는 장기 금리가 더 낮다는 것은 어느 정도 시장이 왜곡돼 있는 상황이라고 볼 수 있는 거죠."
올해 물가와 금융안정 변수가 더 복잡해질 것으로 보여 이창용 총재의 고심도 계속 깊어질 전망입니다. 서울경제TV 김미현입니다. / kmh23@sedaily.com
[영상편집 유연서]
김미현 기자 금융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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